장기처방·전염병 유행에 의약품 시장 6개월 연속 성장..'의정갈등' 여파 미풍

국내 의약품 소매시장이 6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의정갈등 여파로 의약품 공급 위축이 우려됐지만 장기처방, 전염병 유행 등으로 수요 확대가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6월 국내 의약품 소매 경상금액(판매액)은 2조50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4734억원 대비 1.1%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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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약국에서 약사가 약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성장 폭은 크지 않지만 의약품 수요가 폭발했던 코로나19 유행 기간(2021년 2조253억원·2022년 2조3098억원) 5월 판매액과 비교해 10% 내외로 증가했다.

국내 의약품 시장은 지난 1월 2조60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하며 성장세로 돌아선 뒤 2월 8.4%, 3월 3.7%, 4월 4.7%, 5월 4.2% 등 6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분기 기준으로도 올해 2분기는 7조616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4.1% 성장하며 5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올해 2분기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해당 분기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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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약품 소매 경상금액(자료: KOSIS)

지난 2월 전공의 집단사직을 시작으로 의정갈등이 첨예하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국내 의약품 시장의 성장세는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대부분 상급종합병원으로 구성된 수련병원들이 입원, 수술률이 반토막 나면서 의약품 수요도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럼에도 성장을 이어가는 것은 장기처방 환자 증가와 전염병 유행, 약가 인상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병원이 외래진료까지 차질을 빚으면서 환자들이 한번 내원할 때 장기처방을 받거나 미리 약국에서 상비약 등을 사두는 경우가 많아졌다.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발생한 수족구병과 6월부터 전국 확산 중인 백일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과 최근 재유행하는 코로나19까지 의약품 수요를 견인했다. 여기에 올 초부터 주요 제약사들은 파스, 피임약, 소화제 등 일반의약품 공급가를 10~30%가량 인상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장기처방 환자 증가와 감염병 유행 등이 의약품 수요를 이끌어 의정갈등의 부정적 요인을 상쇄했다”며 “하반기에도 독감 백신 등 계절적 요인이 성장에 영향을 미치지만, 성장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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