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남자하키 국가대표 선수가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치료 가능한 손가락을 절단하는 '극약처방'을 결정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4일(현지 시각) 호주 ABC 뉴스·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필드하키 대표팀 매튜 도슨은 지난 11일 오전 호주 퍼스에서 열린 연습 경기 도중 하키 스틱에 맞아 약지 손가락을 다쳤다.
피가 나고 부분적으로 살이 패이는 비교적 심각한 부상이었다. 와이어를 연결해 치료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그가 다친 시기가 올림픽 출전을 단 2주 앞둔 상황이었다는 점이다.
와이어를 연결하는 수술은 완전히 회복하기 위해서는 4~6개월의 휴식이 필요했고, 당연히 올림픽 출전이 무산될 위기였다. 하지만 1994년생으로 올해 30세인 도슨에게는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파리 올림픽은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이에 도슨은 성형외과 의사가 제안한 '절단'을 선택했다. 관절 아래로 절단하면 빠르게 회복이 가능하고 깁스나 휴식 없이 빠르게 경기에 복귀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치료를 받아도 약지 일부의 기능이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절단 결정을 내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도슨은 “난 경력의 끝에 가까워졌다. 누가 알겠나, 이것이 나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수도 있고, 이 결정으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느낀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며 “손가락 끝을 자르는 것이 내가 치러야 할 대가라면, 기꺼이 하겠다. 오히려 무엇을 할 지 결정할 수 있다는 선택권이 내게 있다는 점이 행운”이라고 말했다.
도슨은 손가락 절단을 결정한 당시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그의 아내는 “성급한 결정을 내리는 걸 바라지 않는다”며 반대했으나, 이후 남편의 결정을 지지했다고 알려졌다.
소속 팀 또한 그의 결정에 충격을 받았으나, 그의 부상이 생각보다 심했으며, 절단 치료를 받은 이후 기량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그를 응원했다.
그는 손가락을 절단한지 9일만인 오는 27일 아르헨티나와 경기를 치르는 호주팀에 복귀해 경기를 속행할 예정이다. 호주 필드하키팀은 지난 2021년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거머쥔 강팀이다. 당시 도슨도 경기에 참가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