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의 '인공지능(AI) 추천배차'가 배달 라이더의 사고 확률을 27.8% 감소시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투콜'로 불리는 경쟁배차 대신 AI 추천배차 방식이 배달업계 전반에 확산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우아한청년들에 따르면 경나경 싱가포르국립대 컴퓨터과학과 교수는 지난 12일 세계정보시스템학회 한국지부(KrAIS)가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진행한 여름 워크샵에서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경 교수 연구팀은 '알고리즘은 수호자? : AI 추천배차 시스템이 배달 라이더의 안전에 미치는 영향' 연구를 통해 AI 추천배차 시스템의 안전 강화 효과를 설명했다.
경 교수 연구팀은 배민 서비스 물류 운영을 전담하는 우아한청년들을 통해 배민커넥트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배달 활동을 하는 라이더들의 운행·사고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중차분법(DiD) 방식으로 동일한 기간 동안 AI 추천배차를 사용한 라이더와 사용하지 않은 라이더의 사고 패턴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AI 추천배차를 사용하는 라이더 그룹의 사고 확률은 이를 사용하지 않는 라이더 그룹에 비해 27.8% 낮았다.
AI 추천배차가 라이더 사고 확률을 크게 줄일 수 있었던 이유는 배달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경쟁배차 방식에 비해 주의가 분산될 수 있는 요소를 크게 줄여, 라이더가 운행에 집중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명 '전투콜'로 불리는 경쟁배차 방식은 여러 라이더에게 동시에 주문을 노출하고 가장 먼저 수락하는 라이더가 배차를 쟁취한다. 배차 획득을 위해 라이더들은 운행 중 스마트폰을 자주 확인해야 한다. 사고 위험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배민은 경쟁배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0년 AI 추천배차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라이더의 위치와 배달 상태 등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최적 배차를 개인별로 제안한다. 배차 수락 여부를 결정하는 동안 해당 라이더에게만 배차를 노출해 다른 라이더와 같은 배차를 두고 경쟁하는 상황을 원천 차단했다.
일선 배달대행 플랫폼 등 배달업계에서는 여전히 경쟁배차 방식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AI 추천배차를 배달업계에서 전반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 교수는 “아직 여러 배달업체들이 전투콜 방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라이더의 안전과 소득 등 여러 측면에서 AI 추천배차 도입이 업계 전반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