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그후]행안부, 지자체 정보시스템 통폐합 지침 완화…3등급 권고, 4등급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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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20일 행정망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행정안전부는 전국 시군구·읍면동 주민센터에서 민원 서류발급 서비스와 온라인 민원서비스 '정부24'를 재가동한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 민원 서류 정상 발급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김민수기자mskim@etnews.com

행정안전부가 정부 정보시스템 통폐합 지침을 완화했다.

정보시스템 3~4등급을 의무적으로 통폐합한다는 기존 정책에서 3등급은 권고, 4등급만 통폐합 대상으로 정책을 수정하면서 지방자치단체와 갈등을 해소했다. 지자체 상황에 맞게 자율권도 부여하며 유연한 통폐합 정책을 추진키로 했다. 〈본지 6월 7일자 1면 참조〉

행안부는 각 지자체, 정부기관, 공공기관에 전달한 '전자정부 성과관리 수준진단 평가 지침'을 수정해 최근 다시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행안부는 지난 5월 7일 각 기관에 5월 말까지 정보시스템 평가와 통폐합 계획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정보시스템 3~4등급을 일괄 통폐합하라는 게 핵심으로 계획을 제출하지 않으면 폐기 대상으로 관리한다는 조항도 있었다.

이는 지난해 11월 행정전산망 마비 사태 이후 과도하게 많은 정부시스템을 통폐합하고 1·2등급 정보시스템에 예산을 집중해 사고 재발을 막겠다는 정책의 일환이었다. 성과가 저조한 3등급 이하 정보시스템을 2026년까지 점진적으로 통폐합하는 게 골자다.

현재 정보시스템은 총 1만 8212개로 행안부는 이중 83%인 1만 5067개 3~4등급 정보시스템 통폐합을 추진했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하면서 지자체, 정부부처의 반발을 샀다.

서울시는 정보시스템의 일괄적 통폐합 문제와 평가 기준 등을 지적하며 행안부에 공문으로 건의 사항을 전달했다. 다른 지자체도 행안부에 의견을 개진했다.

지자체 반발과 전자신문 보도가 이어지면서 행안부는 지난달 17일에 수정된 정보시스템 통폐합 계획 지침을 각 지자체에 다시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필수 통폐합 대상은 4등급이다.

지자체 전체 정보시스템은 9911개로 이중 4등급에 해당하는 6217개(63%) 정보시스템이 통폐합된다. 공공기관은 5884개 정보시스템에서 4등급인 2982개(51%)가 통폐합 대상이다. 시·도 교육청 등 기타 기관도 4등급만 통폐합된다.

이외에 불필요한 3등급 정보시스템은 통폐합 권고사항으로 지자체, 공공기관 상황에 맞게 정보시스템을 통폐합할 수 있다.

단, 중앙부처 정보시스템은 3~4등급을 모두 통폐합한다. 중앙부처는 1954개 정보시스템에서 3등급 430개, 4등급 1722개가 통폐합된다.

예외 사항도 폭 넓게 인정했다. 차세대 전환 중인 시스템, 민간클라우드 이용 시스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이용하는 시스템 등 통폐합이 어려운 정보시스템까지 예외 사항을 확대했다.

각 지자체와 공공기관은 정보시스템 통폐합 계획 보고서를 지난 6월 30일까지 행안부에 제출했다. 행안부는 보고서를 검토, 심의한 뒤 통폐합 계획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자체 현실에 맞게 유연하게 정부 정보시스템을 통폐합해 국민 서비스에서 불편을 초래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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