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로 '계란' 만든다…KAIST, 미생물 유래 친환경 계란 대체물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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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

미생물로 계란 대체제를 개발하는 논문이 발표됐다. 공장식 축산 문제를 해결하고 손쉽게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식량 체계' 구축에 기여할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최경록 생물공정연구센터 연구교수, 이상엽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가 '미생물 유래 친환경 액상 계란 대체물 개발' 논문을 발표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진은 미생물 용해물을 가열해 형성된 젤이 삶은 계란과 유사한 미시 구조, 물리 특성을 가지는 것을 확인해 미생물 유래 식용 효소나 식물성 재료를 첨가해 다양한 식감을 구현할 수 있음을 밝혔다. 액체 상태 용해물로 머랭 쿠키를 구을 수 있다.

미생물 용해물의 난액 대체가 가능한 것이다. 현재까지 비동물성 단백질로 온전한 계란의 영양, 요리 재료로서의 난액 특성을 함께 구현하는 대체제는 개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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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 용해물의 거품 형성 능력(위쪽) 및 미생물 용해물로 만든 머랭 쿠키.

연구진은 단위 건조 질량당 단백질 함량이 육류에 비견될 정도로 많은 '미생물 바이오매스'를 난액 대체제로 개발하고자 했다. 미생물 바이오매스는 생산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뿐 아니라 물·토지 등 요구 자원이 적고 고품질 영양성분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미생물 배양으로 회수한 반고체 상태 미생물 바이오매스를 가열하면 난액과 달리 액상으로 변하는 것이 관찰됐다.

이에 연구진은 미생물 세포 구조 중 난각(계란 껍질)에 상응하는 세포벽·세포막을 파쇄해 미생물 용해물을 제조했다. 이를 가열하면 난액처럼 단백질이 응고돼 젤 형태로 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영양 측면에서 우수한 성분을 갖춰 평소 식량에도 사용될 수 있지만, 미래 장거리 우주여행 및 전시 등 긴급 상황을 대비한 식량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며 “지속 가능한 식량 체계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