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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기술의 글로벌 트렌드 및 이슈를 조망하고 우수 성과를 전시하는 '나노코리아 2024'가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과 나노기술연구협의회 주관으로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렸다. 참관객이 삼성전자의 마이크로LED 투명디스플레이를 살펴보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스스로 빛을 내는 투명 디스플레이, 찔러도 아프지 않은 주사 바늘, 물체의 강도를 파악해 자동으로 분류해주는 로봇 손가락….

3일부터 5일까지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리는 글로벌 나노융합기술 전시회 '나노코리아 2024'에서는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등 국가전략기술을 비롯해 헬스케어, 바이오, 로봇, 수소차 등 첨단 산업의 핵심 기반기술이 되는 나노기술이 총망라됐다. '보이지 않는 나노가 미래를 실현한다(Invisible Nano Realizes the Future)' 슬로건처럼 첨단 제품에 스며든 나노기술들이 눈에 띠었다.

최경호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탄소나노PD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미래차 등 첨단산업의 초격차 달성의 열쇠로 주목 받고있는 나노융합기술을 조망한다”면서 “나노기술과 첨단산업과의 융합으로 미래 신시장 창출에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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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기술의 글로벌 트렌드 및 이슈를 조망하고 우수 성과를 전시하는 '나노코리아 2024'가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과 나노기술연구협의회 주관으로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렸다. 참관객이 LG전자의 OLED 투명 디스플레이를 살펴보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삼성·LG '투명 디스플레이' 전면에

삼성과 LG는 올해 초 CES 2024에서 선보인 투명디스플레이를 나란히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투명 디스플레이는 전기배선을 수십 나노미터 단위 두께로 얇게 깔고 그 위에 발광하는 소자(OLED, LED)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이미지를 구현하는 대표적인 나노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를 소자로 활용한 투명 디스플레이를, LG그룹은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의 마이크로 LED는 100마이크로미터(㎛) 이하 초소형 LED 소자를 적(R)·녹(G)·청(B) 화소(픽셀)로 활용하기 때문에 투명 LCD, 투명 OLED에 비해 높은 투과율을 구현할 수 있다. 스스로 빛을 내며 밝고 색 구현과 명암비가 우수하고 화면에 베젤이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퀀텀닷(QD) LED도 선보였다. QD LED는 LED 소자가 직접 적(R)·녹(G)·청(B)의 삼원색을 자발광하는 것이 핵심이다. QD는 반도체 입자를 수 나노미터(㎚) 이하로 작게 만든 물질이다. QD는 전기나 빛을 입사하면 특정 빛 파장을 흡수하거나 발산하는데, 기존에는 QD 컬러필터를 통해 청색 빛을 적색이나 녹색으로 변환해서 사용해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에 선보인 QD 기술은 기존 QD 컬러필터 방식 디스플레이 대비 명암비를 높이면서도 간단하게 제조할 수 있어 기술 상용화를 위해 개발을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LG그룹관에서 선보인 투명 OLED는 화소 스스로 빛을 내는 OLED 장점을 살린 기술이다. 기존 유리창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투명도가 높고, 얇고 가볍다. 강화유리를 붙여 내구성도 높일 수 있다. 사이니지, 건축, 모빌리티, 디지털 아트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다.

최소 50마이크로미터(㎛)의 작은 단위까지 공압방식으로 소재를 분사할 수 있는 고정밀 디스펜서 콘트롤러 및 노즐도 주요 전시품목으로 소개됐다. 고정밀 디스펜서는 OLED 디스플레이 강성을 보강하거나 빛샘을 방지하는데 사용된다.

LG전자 관계자는 “고정밀 디스펜서는 LG디스플레이나 LG이노텍 등 LG전자 계열사들에 판매하고 있고 향후 글로벌 패널 업체에도 공급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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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기술의 글로벌 트렌드 및 이슈를 조망하고 우수 성과를 전시하는 '나노코리아 2024'가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과 나노기술연구협의회 주관으로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렸다. 참관객이 한국나노기술원의 시스템반도체 웨이퍼를 살펴보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나노기술, 반도체·배터리·로봇·헬스케어와 만나 '초격차' 만든다

마이크로투나노는 반도체를 테스트하기 위한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프로브카드로 나노코리아 2024 어워드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이밖에 인체에 약물을 전달하기 위한 마이크로 니들과 자동차에 들어가는 압력 센서 등을 개발해 상용화했다.

황규호 마이크로투나노 대표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제품이 불량인지 양품인지 확인하기 위해 사용하는 제품”이라면서 “마이크로 니들은 눈에 보이지 않고 피부에 찔러도 아프지 않기 때문에 공포감 없이 백신이나 피부 미용에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의료기기”라고 소개했다.

배터리 분야에서는 제이오가 연내 양산을 앞둔 단일벽 탄소나노튜브(CNT) 도전재를 전시해 이목을 끌었다. CNT는 기존 도전재인 카본블랙을 적은 양으로 대체해 전기차용 배터리 용량 증가와 효율성 및 충전속도 향상 등 성능을 구현하는 데 쓰인다. 회사 관계자는 단벽 CNT는 소수벽 CNT보다 5분의 1의 함량으로도 유사한 성능 구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공기압에 따라 직관적으로 물체의 강성을 인지해 색으로 표시해주는 센서가 탑재된 로봇 손가락으로 눈길을 끌었다. ETRI가 원천기술을 개발한 원익로보틱스에 기술이전해 하반기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나노융합R&D 성과 홍보관에서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개발해 기술이전 성과를 낸 수소차 연료전지용 핵심 소재·부품이 소개됐다. 특히 나노미터 크기 백금 촉매가 핵심 역할을 한다.

나종주 한국연구재단 소재·부품단장은 “수소를 분해하고 반응하는데 백금 촉매를 나노 크기로 만들면 반응의 활성도를 높일 수 있고 가스와 접하는 면적을 넓히기 때문에 연료 전지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핵심 부품이 된다”고 설명했다.


전시회를 주관하는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 홍순국 이사장은 “나노는 작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 미래를 밝히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나노코리아를 통해 나노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고 앞으로 한국이 글로벌 나노 기술 커뮤니티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