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보험사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권고 수준을 밑돌거나, 근접한 회사가 속출하면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전자신문이 보험사 41곳(생명보험 22개사, 손해보험 19개사) 건전성 공시를 전수조사한 결과 올 1분기 기준 29개사에서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비율)이 하락했다.
K-ICS 비율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자본건전성 지표다. 감독당국은 150% 이상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보험업법상 최소 기준치는 100%다.
킥스 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건, 보험금 청구가 한번에 쏠리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온전히 지급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올해는 건전성 수치가 금감원 권고치(150%)를 밑도는 회사가 지속 추가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153%를 기록했던 하나손해보험 K-ICS 비율은 올 1분기 20%p 이상 급감하면서 130.5%까지 떨어졌다.
이외 △푸본현대생명(19%) △MG손해보험(43.3%) △KDB생명(44.5%) △IBK연금보험(89.2%) 네곳은 경과조치 전 킥스 비율이 여전히 100%를 하회했으며, 하나생명(111.1%)과 ABL생명(118.1%)은 150%를 밑돌았다.
자본력이 악화되면서 건전성 지표가 감동당국 권고 수준에 근접한 회사도 늘고 있어 올 하반기 부실화 우려가 커졌다.
롯데손보(150.7%)는 지난해 말 기준 경과조치 전 K-ICS 비율이 174.8%로 안정적이었으나 3개월만에 24.1%p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iM라이프도 162.3%에서 154.3%까지 하락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올해 해지율, 장수리스크 등 계리적 가정변경과 부채 할인율 감소로 전체적인 건전성 수치가 조정됐다고 분석한다. 향후에도 규제가 강화될 개연이 커, 선제적인 자본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할인율 감소 등이 예정돼 있어 다른 보험사들도 자본확충 등 개선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경과조치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도입된 신제도 연착륙을 위해, 부채 증가나 자본 감소를 점진적으로 인식하는 것을 허용하는 등 보험사 편의를 봐준 조치다. 현재 보험사 19곳(생보 12, 손보 6, 재보험 1개사)이 경과조치를 신청했다.
해당 보험사들은 일정 기간 킥스 비율이 기준치를 밑돌더라도 적기시정 조치를 유예 받는 등 여유를 확보한 상태지만, 현재 자본건전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