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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카카오의 벤처·스타트업 투자가 급감하고 있다. 불경기와 고금리 등 경제 환경 악화와 함께 불확실한 플랫폼 규제 환경이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이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력을 갖춘 곳을 발굴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30일 벤처투자 정보업체 더브이씨(THE VC)에 따르면 네이버 D2SF(D2 Startup Factory)의 투자집행은 2021년 30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2년 24건, 2023년 6건에 이어 올해 2건으로 급감했다. 카카오벤처스의 투자집행 건수도 2022년 42건, 2023년 14건에 이어 올해 11건으로 줄었다.

네이버 D2SF는 기술 스타트업을 주로 발굴하는 액셀러레이터다. 카카오벤처스는 2012년 첫 투자를 시작한 이래 유망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더브이씨의 통계는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단순 건수만 집계한다. 투자 금액 편차는 차치하더라도 국내 양대 플랫폼 업체들의 투자 분위기가 급랭한 것은 명확하다. 특히 최근 고금리와 불경기로 인한 투자 시장 위축과 함께 국내 플랫폼에 대한 규제 분위기가 투자 축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스타트업은 자본금이 마련돼 있어야 하는데 최근에는 자본 조달이 안 돼 좋은 스타트업이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국내 플랫폼 규제 상황도 불확실해 해외 투자사나 투자자가 국내 스타트업 투자를 어려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플랫폼 규제와 함께 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우리나라 플랫폼 기업이 뒤처지는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꼽는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요즘 스타트업 투자가 늘어나는 곳은 AI쪽인데, 네이버와 카카오도 글로벌 빅테크에 비하면 AI 자원이나 데이터,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면서 “미국처럼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획기적으로 증가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