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의 블록버스터 바이오 의약품인 비만치료제 삭센다 특허가 만료되면서 바이오시밀러(복제약)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해 세계 매출 1조3000억원을 기록한 삭센다는 올해 특허가 만료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연내 비아트리스, 테바, 노바티스 등 글로벌 제약사 3곳이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한다. 이들 회사는 노보 노디스크와 특허 소송을 벌인 이후 합의해 올해부터 제품을 출시키로 했다.
다만 바이오시밀러는 삭센다 용량이 아닌 삭센다가 처음 승인 받았던 당뇨병 치료제 '빅토자' 바이오시밀러로 나올 예정이다. 빅토자는 삭센다와 같은 성분이지만 용량이 삭센다보다 적다. 노보 노디스크는 빅토자 용량을 늘려 삭센다로 허가를 받았다. 이후 노보 노디스크는 삭센다에 여러 물질 특허를 걸어 같은 용량의 바이오시밀러가 늦게 나오도록 조치를 취했다.
삭센다 주성분은 리라글루타이드로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고 위에서 음식물 배출을 지연시켜 식욕을 억제하는 GLP-1 계열 유사체다. 위고비처럼 당뇨병 치료제로 승인 받았다가 비만치료제로 승인받아 판매한다.
산도즈와 이스라엘 테바제약 등 제약사도 올해 리라글루타이드 바이오시밀러 버전을 출시 준비를 하고 있다. 두 회사는 이미 제2형 당뇨병 치료제인 빅토자 바이오시밀러 출시와 관련해 노보 노디스크와 특허 분쟁을 해결한 바 있다.
국내에선 삭센다 바이오시밀러를 펩진과 한독이 준비 중이다. 펩진은 바이오플러스와 삭센다, 위고비 바이오시밀러를 공동제품화하기로 했다. 한독은 인도 바이오콘과 계약을 맺고 바이오시밀러를 국내에 들여오기로 했다. 바이오콘은 지난 3월 삭센다 바이오시밀러를 영국에서 허가받았다. 바이오콘은 미국과 유럽에도 리라글루타이드에 대한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한독은 국내 유통과 독점판매를 맡는다.
비만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230억달러(31조9000억원) 규모에서 2028년 1300억달러(1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자체가 커지면서 해외 제약사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개발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한미약품은 자체 파이프라인을 가동해 비만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한미약품은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코드명 HM15275)에 대한 주요 비임상 연구결과를 세계 당뇨학회에서 발표했다. 한미의 차세대 지속형 플랫폼 기술 '아실레이션'이 적용된 HM15275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와 위 억제 펩타이드(GIP), 글루카곤(GCG) 등 세 가지 수용체 각각의 작용을 최적화해 비만 치료에 특화돼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HM15275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았고, 6월 중순부터 HM15275 임상 시험에 참여하는 환자 등록을 시작해 첫 투약을 완료했다.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은 “연말에는 에페글레나타이드, HM15275에 이어 비(非)인크레틴 작용 기전의 신개념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