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에 원 구성 협상에 대한 최후통첩을 날렸다. 우 의장은 남은 6월 임시국회 일정을 고려해 여야가 빨리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17일 국회 본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상임위원장 배분을 11-7로 정하고 조속하게 원 구성을 마치는 것이 최선의 길이지만 오래 기다릴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이날 원 구성과 관련한 구체적인 마감 시한을 명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사실상 이번 주를 데드라인으로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6월 임시국회에서 교섭단체대표 연설과 대정부질문 등이 이뤄지는 것을 고려하면 늦어도 이번 주 내에는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해야 하는 탓이다.
현재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쟁점 상임위의 위원장을 가져간 상태다. 반면에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하며 국회 의사일정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우 의장은 “6월 임시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대정부질문을 원활하게 수행해야 한다. 국회법에 따라 6월 임시국회를 운영하려면 남은 시간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머지않은 시간 안에 결론을 내겠다”며 “교섭단체 대표 연설과 대정부질문은 국회법에 따라 하는 게 맞다”고 부연했다.
우 의장은 여야를 모두 질타하기도 했다. 우 의장은 “국회 개원을 늦춰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큰 문제”라며 “민주당이 18개 상임위를 모두 차지하는 건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한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 “여당은 집권당으로서 국정을 책임지고 있다. 여당이 소수당이라는 사실이 책임을 더는 이유가 되기 어렵다”고 했다.
우 의장은 민주당이 강행 중인 일부 상임위에서 장·차관 등 정부 측 인사가 참석하지 않은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우 의장은 “국회법에 따라 열리는 상임위원회에 국무위원이 불출석하는 건 국회를 무시하는 행동이자 직무 유기”라며 “원 구성은 국회의 일이다. 정부는 정부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