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기술·서비스 일괄
칩 개발~생산 시간 20% 단축
후면전력·실리콘 포토닉스 등
차세대 기술개발 계획도 공개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에서 고군분투 중인 삼성전가 꺼내든 카드는 'AI 턴키'였다. 파운드리, 메모리, 패키징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일괄 제공해 인공지능(AI)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파운드리를 하는 TSMC나 메모리 업체인 SK하이닉스·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과 다른 삼성만의 장점을 극대화하겠다는 이다.
◇파운드리·메모리·패키징은 '하나'
삼성전자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최한 파운드리 포럼의 핵심은 AI 반도체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과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공급하겠다는 것이었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AI를 중심으로 모든 기술이 혁명적으로 변하는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AI 구현을 가능하게 하는 고성능·저전력 반도체”라며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공정 기술과 광학 소자 기술 등을 통해 AI 시대에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원스톱 AI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AI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모든 것을 삼성이 턴키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는 반도체 위탁생산과 패키징을 제공 중이다. 인텔도 TSMC와 유사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만 공급 중이다. 설계한 반도체 회로를 웨이퍼상에 구현하고 AI 반도체 필수 메모리인 HBM을 공급 및 패키징까지 할 수 있는 건 현재 삼성이 유일하다.
파운드리부터 패키징까지 한 번에 이용하면 반도체 출시를 앞당길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통합 AI 솔루션을 활용할 경우 파운드리, 메모리, 패키지 업체를 각각 사용할 경우에 비해 칩 개발부터 생산에 걸리는 시간을 약 20%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일괄 계약을 맺기 때문에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 “2028년 AI 반도체 매출 9배 성장”
삼성은 올해 AI 반도체 매출이 지난해 대비 1.8배, 고객 수는 2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내년부터 성장 속도가 붙어 2028년에는 AI 반도체 매출 9배, 고객은 4배 가량 확대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엔비디아, AMD, 퀄컴 등 AI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TSMC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삼성 파운드리 사업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이를 반박한 것이다.
삼성은 최신 공정과 차세대 기술에 대한 개발 상황도 공개했다. 회사는 2027년 1.4나노 공정 양산을 계획하고 있으며, “목표한 성능과 수율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1.4나노는 TSMC와 최초 상용화를 경쟁 중인 기술이다. 또 3나노부터 적용한 GAA 공정 양산 규모가 2022년 대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선단공정 수요가 성장해 확대가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이 역시 대만 등 해외에서 제기되고 있는 GAA 수율 저하에 대한 반박이다.
◇첨단 공정 확대
차세대 기술 개발 계획도 공개했다. 후면전력공급장치(BSPDN) 도입을 공식화했다. 2027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새롭게 추가한 2나노미터(㎚) 공정 'SF2Z'에 적용할 계획이다. 후면전력공급장치는 전류 배선층을 웨이퍼 후면에 배치하는 기술로, 저전력을 구현하고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또 2027년까지 광학 입출력(I/O) 구현을 위한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을 개발한다. 반도체 신호 전달 방식을 기존 전기에서 광자로 바꾸는 기술로, 데이터 전송 속도와 전력 효율성을 대폭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반도체를 위한 차세대 기술로 손꼽히는데, 이 역시 TSMC 및 인텔이 준비하는 상황이라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 밖에 핀펫(Finfet) 기술 기반 최선단 공정으로 2025년 양산 목표인 SF4U(4㎚)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광 기술을 개선해 회로 선폭을 줄인 공정으로, 일반 4㎚ 공정 대비 PPA를 끌어 올릴 수 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