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논란' 中게임사, 또 국내 신작 출시

과거 '먹튀' 논란에 휩쌓였 중국 게임사가 또 다시 국내에서 신작 출시를 예고했다. 지난해 한국법인 청산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과 분쟁은 해소되지 않은 채 해외지사를 앞세워 새로운 돈벌이에 나섰다. 앞서 출시한 게임조차 최근 1년이 채 되지 않아 서비스를 종료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유주게임즈는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에코칼립스: 진홍의 서약'을 내달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한다. 현재 사전예약을 진행 중이다. 별도 국내지사나 대리인 없이 싱가포르 법인에서 서비스 운영을 전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주게임즈는 당초 한국법인인 '유주게임즈코리아'를 두고 있었으나 지난해 5월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최종 파산선고를 받았다. 이미 폐업이 예고된 유주게임즈코리아를 이용약관 주체로 명시해 서비스를 운영하다 본지 보도 이후 뒤늦게 약관을 변경한 것이다.〈본지 2023년 6월 19일자 7면 참조〉

유주게임즈는 과거 2019년에도 국내 출시 1년도 안 된 게임 서비스를 전격 종료하고 다른 게임을 출시해 빈축을 샀다. 2021년 이 회사가 선보인 '삼국지혼'은 10개월여만에 국내 서비스를 중단했다. 데빌노트: 보물헌터 역시 지난달 말 서비스를 종료하고 후속작 운영권을 애닉(베스파)에 넘긴 상태다.

국내 게임사 웹젠에 지급해야하는 10억원 규모 손해배상금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 유주게임즈코리아는 법원으로부터 2019년 출시한 '블랙엔젤'이 웹젠 '뮤온라인'을 모방해 지식재산권(IP) 침해했다며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웹젠은 당시 제3채권자로 지금까지 손해배상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웹젠 관계자는 “유주 한국법인 철수 이후 손해배상과 관련해 법적 책임을 지는 곳이 없다”며 “중국 본사나 해외지사도 자기들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유주게임즈 측은 해외 기업의 조직 조정으로 한국 지사 업무가 싱가포르로 이전됐으며, 현재 내부 조정 단계에 있다는 입장이다. 국내 게임 서비스 종료 이후 빚어진 논란에 대해서는 “일부 게임의 한국 서버를 글로벌 서버에 통합시키던 과정에서 오해가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유주게임즈는 국내 홍보대행업제를 통해 “과거 경험으로 경험을 축적했으며, 한국 유저가 느낄 수 있는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각 지역의 게임 운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 현지 법규를 엄격히 준수하고 법률 관련 문제를 순차적으로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에서는 해외 게임사 '먹튀' 논란과 국내 기업 역차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실효성 있는 법집행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가 요구된다. 앞선 사례와 같이 국내법인을 운영하다가도 파산신청으로 법적 책임을 회피하고, 다시 해외지사로 국내 영업을 지속하는 행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게임 이용자 권익 보호에 나서고 있지만 그 대상은 국내 게임사로 한정되는 상황”이라며 “해외 게임사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 제도를 비롯해 각종 규제와 관리감독에서 사실상 벗어나 있다”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