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들이 6월 중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심의가 본격화된 가운데 대응에 나선 것이다. 소상공인들은 지난해 인상률(2.5%) 수준이 이번 재산정에 반영될 경우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열리는 만큼 정책 변화가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소상공인연합회(이하 소공연)는 최근 '소상공인 최저임금 지불능력 및 최저임금 정책관련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6월 초 실태조사 결과가 나오면 이를 기반으로 같은 달 중 전국 소상공인들이 결집하는 결의대회 개최도 계획하고 있다.
소공연 관계자는 “최저임금 심의가 시작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실태조사에 착수했으며 6월 초 결과가 나오게 될 것”이라면서 “실태조사 후 6월 중 소상공인이 처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는 결의대회 개최를 확정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태조사 핵심은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다. 소공연은 이전부터 최저임금의 증가율 부담과 더불어 업종과 규모를 무시한 일률적인 인상 적용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정책이 현재 저소득 소상공인 증가에 이어 근로자와의 소득격차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외에도 주휴수당 폐지, 전체 임금수준 동결 등도 요구하고 있다.
소공연 관계자는 “이번 최저임금 산정 역시 첫 번째 쟁점은 일률적인 인상 적용에 구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면서 “업종도 업종이지만, 지역까지 부분 적용하고, 지불능력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게 이번 실태조사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휴수당 폐지, 전체 임금수준 동결 등도 주요 쟁점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앞서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21일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는 심의를 시작했다. 법정 심의 시한은 요청받은 날로부터 90일 후인 6월 말이다. 다만 통상적으로 법정 심의 시한을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시간당 최저임금은 9860원이다. 이는 지난해 인상률 2.5%가 반영된 수준이다. 만약 올해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의 인상이 결정되면 1만100원 수준으로 최저임금 1만원 시대에 돌입한다.
소공연은 지난 21일 최근 고금리, 각종 경제지표는 악화일로에, 소비심리가 꽉 막히면서 매출이 하락해 한계 상황에 놓인 소상공인에게 최저임금 인상은 가격 인상으로 매출 감소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우려를 밝히는 설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소상공인 주무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도 업계 목소리를 심의에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기부는 현재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여하고 있으며,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서 소상공인 등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할 계획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중기부는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여해 소상공인 입장이 잘 전달되도록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설명서 등 업계 동향을 파악하고 있으며, 가급적 의견이 심의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