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이수연 광주친환경에너지연구센터 박사팀이 지구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CO₂)를 항산화·항암 효과를 지닌 '카로티노이드'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최근 유망 CO₂ 전환 기술로 미생물전기합성(MES)을 통한 화학물질 생산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미생물이 포함된 물을 전해액으로 만들고, 전해액에 CO₂를 녹여 미생물 양분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미생물이 성장하는 상온·상압 환경에서는 CO₂가 물에 녹는 양이 적어 미생물 양분 부족이 발생해 최종 전환되는 물질 생산성이 떨어지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CO₂ 흡수제인 모노에탄올아민을 전해액에 녹여 미생물(로도박터 스페로이드)이 활용할 수 있는 CO₂ 양을 증가시켰다. 미생물 CO₂ 소모량을 늘리고 에너지 생산과 생장, 대사활동도 함께 촉진해 전환 물질 생산효율을 높였다.
전환 물질 범위도 넓혔다. 기존 MES 기술이 낮은 CO₂ 농도로 인해 부탄올, 에탄올 등 낮은 탄소수를 지닌 물질을 생산하는 반면, 연구진 기술을 이용하면 높은 탄소수를 지닌 카로티노이드를 생산할 수 있다.
세포의 노화를 억제하는 효능으로 화장품, 보충제 등에 활용되는 카로티노이드는 전통적으로 미생물 발효로 생산되는데 안전성과 원료 수급 등 문제로 제한적인 생산만 가능했다.
또 카로티노이드는 40개 탄소원자로 구성돼 미생물이 다량 CO₂를 섭취해야 생성할 수 있다. 연구진은 높은 CO₂ 농도를 통해 기존 기술 대비 생산성을 약 4배 향상시킴으로써 MES 분야에서도 카로티노이드 생성을 가능하게 했다.
이수연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MES를 통해 CO₂를 고부가가치 물질로 전환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며 “바이오에너지와 바이오화학 분야에서 친환경적이며 높은 잠재력을 가진 '플랫폼 케미컬(다목적 화학물질)' 기술로, 온실가스 감축과 재활용을 통한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천기술개발사업 '목질계 바이오매스의 통합 e-바이오리파이너리 기술개발'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유럽화학회가 발행하는 화학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켐서스켐'에 게재됐으며, 특허등록을 마쳐 원천기술도 확보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