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GIST)은 박찬호 에너지융합대학원 교수팀이 무흐름 아연-브롬 수계 배터리의 양극용 탄소 집전체 기술을 개발, 화재 우려 없는 미래형 에너지저장장치(ESS) 개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22일 밝혔다.
배터리의 양극은 양극 활물질, 도전재, 바인더, 집전체로 구성돼 있으며 배터리의 용량을 결정한다. 무흐름 아연-브롬 수계 배터리는 아연과 브롬의 산화환원 반응을 활용해 에너지를 저장하는 장치이다. 물에 기반한 전해질 사용으로 발화 가능성이 없으며 기존 전지에서 전해액 저장소와 펌프를 제거한 '무흐름' 방식으로 제작 비용이 저렴하고 긴 수명이 장점이다.
하지만 충전 과정에서 브롬 크로스오버 현상에 의한 성능 저하 문제가 상용화에 걸림돌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해질 첨가제나 분리막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으나 첨가제 기술은 전해질의 불균일한 분산 및 저항 증가 문제가 발생한다. 분리막 기술은 브롬 확산의 완벽한 차단이 어렵고 비용이 전체적으로 증가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ESS용 전극으로 실용화를 위해서는 단일 셀당 더 많은 활물질을 저장할 수 있는 전극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때 양극 소재에 요구되는 특성은 높은 용량과 고온 및 고전압에서의 구조 안전성이다.
연구팀은 질소를 도핑한 중형 다공성 탄소를 흑연 펠트(GF) 전극 전체에 균일하게 형성해 배터리의 성능 및 안정성을 높였다. 실용적인 무흐름 아연-브롬 수계 배터리 시스템용 양극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탄소 물질을 증발유도 자기조립 방법으로 두꺼운 GF 전체에 균일하게 도포해 구조·화학적 특성에 변화를 주는 양극을 만들었다.
1만 사이클 이상의 장기적인 배터리 운용 평가에서 평균 충·방전 효율 96%, 에너지 효율 76.6%라는 우수한 셀 성능과 전례 없는 내구성을 보이며 양극으로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박찬호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경제적인 무흐름 수계 배터리로 만들어진 실용적인 ESS의 개발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리튬이온 배터리로 만들어진 현재 ESS의 화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가 지도하고 조영인 통합과정생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원 공동연구사업의 지원받아 이뤄졌다. 화학공학 분야 상위 3.5% 국제학술지 '케미칼 엔지니어링 저널' 온라인에 게재됐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