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공지능(AI) 생태계에서 AI 파운데이션 모델(이하 AI 모델) 개발에 투자가 집중돼왔다면, 앞으로는 AI 서비스 분야로 투자가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기업 코투(Coatue)가 미국 리서치 기업 피치북의 AI 투자 집행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AI 혁신'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2023년 11월까지 세계에서 AI 모델 개발에 집행된 투자 규모는 170억달러(약 24조원)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AI 투자의 약 60%로 AI 생태계가 AI 모델 개발에 집중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픈AI의 거대언어모델(LLM) GPT, 구글의 팜(PaLm), 앤트로픽 클러드 등이 대표적 AI 모델이다.
AI 모델에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로 'AI 서비스'를 개발하는 투자(Apps)는 약 50억달러(7조원) 정도로 비중은 17%에 불과하다. AI 클라우드 분야는 40억달러(약 6조원)로 투자비중은 13%를 차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미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AI 모델 시장을 선점하고 있으며 그들만의 경쟁을 치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 중소기업 등 소규모 AI 기업이나 소프트웨어(SW) 기업은 'AI 서비스'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생성형 AI 기술이 고도화되고 각 산업에 보급이 활발해지면 분야별로 특화된 AI 서비스 수요가 몰릴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한 AI 스타트업 대표는 “AI 모델은 방대한 데이터,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기본 인프라 구축 비용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지금 한국의 투자 규모로는 오픈AI를 따라갈 수 없다”며 “한국은 AI 서비스 분야에 특화된 솔루션으로 글로벌 AI 생태계에 자리잡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라고 말했다.
현재 해외 AI 서비스 분야에서는 재스퍼의 광고 문구 생성 서비스, 스태빌리티AI의 이미지 생성 서비스, 깃허브의 코드 완성 도구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기업들도 아직 수익 측면에서 큰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으나 시장 선점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다른 기업 관계자는 “비즈니스에 적용해서 실질적인 변화를 주는 AI 솔루션만 살아남을 것”이라며 “국내 AI 기업이 글로벌 서비스를 출시하려면 정부가 양질의 공공 데이터를 개방하고, 데이터 규제를 풀어야 높은 수준의 기술 개발을 이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