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SW개발비 정상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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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SW) 기능점수(FP, 펑션포인트) 단가가 4년 만에 인상됐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는 FP 단가를 기존 55만3114원에서 60만5784원으로 9.52% 인상하는 내용의 'SW 사업 대가산정 가이드 2024 개정판'을 발표했다.

기능점수는 공공 SW사업 개발비 산정의 근간이다. SW 기능별 규모(점수)를 산정한 후 단가를 곱해 전체 개발비를 산출한다. 투입 인력의 머릿수를 세는 투입공수(MM, 맨먼스)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10년 5월부터 지식경제부 고시로 의무화됐다.

공공기관은 사업 예산 편성 시 SW사업 대가산정 가이드의 FP 단가를 준용해 예산을 수립해야 한다. 기획재정부 예산편성지침에 따른 것이다. 이번 FP 단가 인상에 업계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SW 업계는 개발자 임금은 높아지는데 반해 개발비 단가는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왔다.

FP 단가는 2014년 4.4% 인상된 데 이어 6년 만인 2020년 6.5% 인상됐다. 그리고 다시 4년 후 9.52%가 올랐다. SW 업계는 물가상승률, 그리고 매년 노임단가가 오르는 타 산업과 비교하면 FP 단가를 큰 폭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기재부 역시 업계 의견에 귀를 기울여줬다.

FP 단가는 인상됐지만 모든 게 해결된 것은 아니다. FP 단가의 주기적 인상이 과제로 남았다. 타 산업과 형평성,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FP 단가 역시 매년 인상 여부를 논의해야 한다. 일반 노임단가가 연말 또는 상·하반기 주기적으로 발표되는 것처럼 정례화할 필요가 있다.

매년 환경변화를 고려해 FP 단가를 결정하는 것은 SW 제값받기의 기본이자 핵심적 요소다. 지금처럼 수년에 한번 하는 불규칙적인 단가 인상 논의는 논의 기간도 오래 걸릴 뿐더러 정확한 FP 단가 산정도 어렵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인공지능(AI) 개발비 대가체계를 연구해 궁극적으로 개발 단가를 마련하는 것도 남은 과제다. SaaS나 AI는 기존 상용SW나 시스템통합(SI)과는 개발 방식이 다르다. FP와는 다른 새로운 개발비 산정 방식이 필요하다.

민간 사업에서는 발주 기업과 민간 기업이 견적서를 통해 사업 대가를 논의한다. 그러나 예산을 책정해야 하는 공공분야는 개발비 대가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공공분야에서도 SaaS나 AI가 확산일로인 점을 감안한다면 개발비 대가체계 연구에 힘을 쏟아야 한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이번 대가산정 가이드 개정판을 발표하면서 AI 도입 시 대가산정 방향성을 처음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협회는 개정 연구를 통해 관련 내용을 지속 보완해나갈 계획이다. 정부의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FP 단가 인상은 SW 사업 환경 및 제도 개선의 한 축이다. 이를 시작으로 과업변경 제도개선, 상용SW 유지관리요율 인상, 원격지개발 확대, 공공 SW사업 중소기업 참여상한액 상향 등 SW 분야의 해묵은 이슈를 하나하나 해결해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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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천 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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