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3일 “기업 부담은 완화하고 맞춤형 지원은 확대하는 '성장 사다리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 초청 강연회에 강연자로 나서 “산업부가 기획재정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대책을 마련해 상반기 중 발표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안 장관은 “산업부는 경제성장 활력 제고와 첨단산업 중심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올해 2월 '신산업 정책 2.0'을 발표하고 수출 7000억 달러와 10대 제조업 설비 투자 110조원 등 도전적인 목표 달성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수출과 소재·부품·장비 등 첨단산업에서 든든한 허리인 중견기업 5576곳의 적극적인 동참과 투자를 당부한다”고 알렸다.
안 장관은 이날 중견기업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중견기업은 우리 경제의 든든한 허리”라면서 “중견기업이 우리 경제의 주역으로 발돋움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견기업은 국내 전체 기업의 1.3%에 불과하지만, 수출의 18%, 투자의 17%를 각각 담당하고 있다”면서 “중견 제조기업 중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 85%(1675개)에 이르는 등 공급망 내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안 장관은 또 “산업부는 규제 개혁과 신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면서 “정부는 그동안 중견기업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다양한 정책 성과를 일궈냈다”고 역설했다.
그간의 성과로는 규제 혁파 노력과 부담금 감면, 세제개편 조치, 역대 최대인 15조원 규모의 중견기업 전용 금융지원 및 중소 ·중견기업 전용 수출 바우처·무역금융 확대, 중견기업법의 상시법 전환 등을 제시했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기업 관계자들은 규제 철폐를 현안으로 제시했다.
한 기업 대표는 “국토교통부의 규제와 처벌, 중대재해처벌법 등에 더해 행정안전부가 또 건설 감리·설계 분야에서 영업정지 11개월, 1년 1개월 등의 중첩 규제를 내놨다”며 “법 위의 법, 벌 위의 벌을 끝없이 만들고 있어 사업 환경이 점점 어려워진다. 산업부가 부처 협의 시 규제 개선을 요청해 달라”고 건의했다.
또 다른 기업 대표는 “외국인 투자 촉진을 위한 지원 제도로 인해 비슷한 비즈니스를 하는 글로벌 기업에는 혜택이 주어지고 국내 기업은 오히려 역차별받고 있어 문제”라며 “전략적 판단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한 참석자는 “정부의 연구개발 자금이 대기업에만 집중되고 있는 것 같다”며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창의성 있는 중견기업에도 연구개발 자금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 장관은 “부처 협의에서 보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려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있다”면서 “과도하게 기업의 발목을 잡는 일은 해선 안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부처와 국회를 상대로 이런 대응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최진식 중견련 회장은 이날 통계 시스템 고도화, 성장 사다리 구축, 중견기업 구인난 해소, 투자 촉진, 장수기업 육성 등 5개 부문 21건의 정책건의가 담긴 건의서를 안 장관에게 전달했다.
최 회장은 “상반기에 발표될 '성장 사다리 종합대책'에 중견기업의 수출, 투자, 성장을 견인할 실효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이 담길 수 있도록 산업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