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TV) 사업 지원을 위해 얼라이언스를 만든다. 업계는 FAST 추진에 앞서 유료방송 생태계 조성과 콘텐츠 수익성 확보 대책을 요구했다.
FAST는 디지털 플랫폼에서 광고를 보는 대신 무료로 영상을 시청할수 있는 실시간 채널 서비스다. 광고 기반 주문형비디오(AVoD)와 TV 실시간 채널이 혼재된 개념이다. 기존 TV방송 시청 방식과 유사하며 시청 비용은 광고주가 부담한다. FAST는 미디어 사업자에게는 콘텐츠를 글로벌 시장에 전파하기 쉽다는 게 강점이다.
국내 미디어 시장에서는 FAST가 아직 주류는 아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TV 제조사를 중심으로 스마트TV FAST 서비스가 본격 확대되고 있다. 아직 킬러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정부가 FAST 활성화 방침을 세우면서 관련 시장이 개화할지 주목된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4년 주요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K-FAST 얼라이언스'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국내 OTT의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해선 국내 가입자만 가진 웨이브와 티빙만으론 한계가 분명하다”며 “국내 주요 미디어와 CP사 콘텐츠를 모아 글로벌 FAST를 통해 제공하는 K-미디어 전용 채널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부가 무작정 FAST를 추진하기 전에 국내미디어 생태계에 미칠 영향 평가가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기존 사업에 대한 규제 형평성을 평가하고, 적절한 진흥책을 내야한다는 것이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나 무료 OTT 성격인 FAST가 자연적으로 발생된 것이라면 정부가 국책사업 일환으로 전략적 도입을 한 기존 미디어 사업자 생태계가 무너지고 산업이 붕괴되고 있다”며 “이와 상관없이 FAST 진흥책을 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콘텐츠 업계에서도 마냥 환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장호 CJ ENM 콘텐츠유통담당 상무는 이달 초 'FAST 채널의 확산과 콘텐츠 유통시장 발전'을 주제로 진행된 정책토론회에서 “시장 초기 수익성의 선 순환구조 확립이 필요하다”며 “콘텐츠 사용료, 음악저작권료 등 난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FAST 플랫폼으로 거론되는 삼성전자는 과거 콘텐츠 시장에 진입했다 어려운 시기마다 사업을 포기했던 이력이 있다”며 “이런 사업자가 과연 K콘텐츠 진흥을 도모할 적절한 대상인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