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와 CoWoS(Chip on Wafer on Substrate)를 포함한 모든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하고 있습니다.”
최우진 SK하이닉스 패키징&테스트담당 부사장은 2일 기자간담회에서 TSMC와 협력 확대를 시사했다. CoWoS는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가 독보적으로 보유한 2.5차원(D) 패키징 기술이다. 로직 반도체와 메모리를 긴밀하게 연결하는 것으로, 인공지능(AI) 인기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TSMC의 협력이 관심을 끄는 건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의 숙제로 떠오르고 있는 패키징 경쟁력 향상에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패키징은 과거 전공정보다 떨어지는 기술로 여겨졌지만 AI 시대에는 필수다. 세계 첨단 패키징 규모는 올해 전년보다 13% 증가한 425억달러(약 58조9475억원)가 예상된다.
이미 미세회로 선폭을 줄여 성능을 높이는 전공정은 한계에 부딪힌 상태다. 반도체 집적회로(IC) 성능이 24개월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은 제동이 걸렸다. 기술 개발 난도가 올라갔고, 개발 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서로 다른 반도체를 수직 또는 수평으로 연결, 하나의 반도체를 만드는 첨단 패키징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다.
하지만 한국은 패키징 시장에서 입지가 작다. '반도체 강국' 중 하나로 꼽히지만 패키징 분야에서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세계 상위 10개 OSAT 기업 순위에 한국 기업은 없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패키징 경쟁력을 보여줬다. 이를 로직 및 시스템 반도체 쪽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거점은 2028년 하반기 가동을 시작하는 미국 인디애나주 첨단 패키징 공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회가 온다면 놓치지 말아야 한다. 새로운 분야라는 점에서 HBM에서의 성공을 첨단 패키징으로 이어가도록 남은 시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