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미니인터뷰] 서지희 이화여대 기술지주 대표 “지식전달자에서 머무르지 않고 대학이 산학연 혁신 주체 돼야”

“대학의 연구 결과 토대로 대학의 부가가치 창출해야”
이화여대 기술지주회사 개인투자조합 창업 펀드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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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고 있는 서지희 이화여대 기술지주 대표.(사진=이지희 기자)

“대학은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 '잘 가르치는 대학'에서 '연구를 잘하는 대학'으로, 지금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대학'으로 그 역할이 바뀌고 있는 겁니다.”

회계법인에서 한 우물만을 팠던 서지희 이화여대 기술지주 대표이사(특임교수)는 '여성', '기술', '창업'의 세계로 과감히 뛰어들었다. 산업계 출신의 서 대표는 이론만으론 설명이 어려운 대학 창업의 한 축을 짊어지게 됐다.

“전 세계 스타트업의 15%, 과학기술기반 창업 기업의 20%가 대학 창업”이라며 운을 뗀 서 대표는 “대학이 단순 지식전달자가 아닌 산학연 생태계를 구성하는 혁신의 주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과 기술지주회사'를 동일선상에 놓고 보면 선뜻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기술지주회사라고 하면 기업이나 금융지주회사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다. 기술지주회사는 대학의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산학연 협력의 핵심 축 역할을 한다. 대학과 연계된 유일한 영리 목적의 주식회사다.

'영리'라고 해서 무조건 색안경을 낄 필요는 없다. 대학 산학협력단 투자를 받은 기술지주회사의 이익은 산학협력단으로 돌아간다. 산학협력단은 대학 기술사업화를 위한 인적·물적 인프라에 재투자하면서 투자·지원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기술지주회사와 창업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현재 이화여대 기술지주회사는 11개 자회사를 육성해 지원하고 있다. 의료기기·바이오·3D기반 푸드·나노코팅제·AI기반 합성데이터 등 분야도 다양하다. 성공한 자회사를 꼽으라면, 교내 사업화 공모전을 통해 창업한 1호 기업인 '큐빅'이 대표적이다. 큐빅은 차등정보보호 기술을 AI모델에 적용했다. 원본 데이터와 유사도가 높으면서도 민감한 정보의 노출 위험을 낮춘 데이터 생성 솔루션을 개발했다. 지난해 네이버 스타트업 투자조직 D2SF와 브이엔티지 투자를 받았다. 현재 네이버클라우드, 이대목동병원과도 협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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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기술지주회사 개인투자조합은 최근 총 10억원 규모의 미래창업펀드와 혁신창업펀드를 출범시켰다. 서 대표는 “대학 내 창업을 촉진하고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서 펀드를 출범했다”며 “대학 연구결과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대학 창업을 장려하고 유망한 창업기업이 초기 투자자금을 지원해 대학 내 창업 생태계를 든든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펀드는 기술지주회사를 포함해 교직원, 동문이 공동출자했다. 투자 기간은 3년, 최대 7년의 존속기간을 뒀다. 펀드 존속기간이 7년인 것은 초기 창업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펀드는 투자에만 그치지 않는다. 창업팀과 동행하며 경영관리, 마케팅, 후속 투자 유치 등을 밀착 지원한다. 펀드 결성 후 3년 이내에 유망한 창업기업을 발굴한다. 현재 내부 투자심의를 거쳐 펀드 1호 투자 기업은 정해졌다.

이화여대 기술지주회사의 목표는 명확하다. 이화여대의 창업 생태계를 탄탄하게 다지는 것이다. 여성 임원 네트워크 사단법인 위민인이노베이션(WIN)의 회장이기도 한 서 대표의 관심사는 스타트업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맞춤형 코칭'이다. 미국 UC샌디에고 스프링보드(SpringBoard)와 같은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지역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현직 CEO가 스프링보드 코치로 임명돼 선발된 스타트업 기업에 6~10주간 집중 맞춤형 지도를 해주는 것이다. 서 대표는 창업 영역에서 여성 창업자 비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서 대표는 “창업이라는 경험은 인생에서 가장 가치있는 투자”라고 장담했다. 그는 “자신만의 담대한 꿈을 그리는 것이 창업이고, 창업만큼 꿈을 만들어가는데 좋은 것은 없다”며 “창업을 통해 성공한 사람이 투자자로 변신해 또 다른 창업 후배를 지원하는 선순환 구조가 우리 사회의 혁신을 이끄는 동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