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들이 지금 가장 고민하고 중점을 두고 있는 점은 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언제 확신할 수 있을지 하는 것이며, 이러한 확신이 들 때까지는 현재의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한다는 금융통화위원회 결 발표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통화정책 운용 방향에 대해 이와 같이 설명했다.
기준금리 동결은 물가의 가파른 상승속도를 고려한 조치로 읽힌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산물가격과 국제유가 상승으로 2월과 3월 모두 3.1% 수준으로 나타났고,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2%로 상승했다.
근원물가는 연말 기준 2%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나, 국제유가와 농산물가격 추이 등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예측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창용 총재는 “근원물가 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소비자 물가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물가 흐름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금통위원 전원 일치였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미국은 견조한 고용 상황과 소비 증가세 지속으로 금년 중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높은 2%대 중반으로 전망된다. 반면 유로지역은 부진한 성장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하반기 이후에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예측됐다.
주요국 인플레이션은 추세적으로 낮아지고 있지만 속도는 국가별로 차이가 있다. 미국의 경우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5%로 높아졌고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월과 같은 3.8%에 머물렀다. 유로지역은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 모두 2%로 낮아지며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의 양호한 경제지표에 영향받아 미 연준의 6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됐다. 주요국 국채금리는 하락했다가 3월 하순 이후 반등했고, 미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