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총선에서 압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의사 증원 등 의료개혁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이해당사자 등과 대화할 뜻을 내비쳤다. 아울러 민생·경제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12일 서울시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취재진과 만나 “(의료계와) 당연히 만날 것”이라며 “국민이 진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조속히 해결해야 하므로 우리도 대화하고 정부에 대화·타협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포함)은 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에서 300석 중 175석(지역구 161석·비례 14석)을 확보했다. 국민의힘(국민의미래 포함)은 108석(지역구 90석·비례 18석)에 그쳤다. 이번 총선 결과로 임기 5년 내내 여소야대를 겪는 대통령은 직선제가 도입된 1987년 이후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민주당의 총선 승리는 이른바 '정권심판론'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전날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한 데 이어 이날 22대 총선 당선인들과 함께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강경한 의료 정책 우려를 표시했다. 이 대표는 “의료개혁이 필요하지만 (윤 정부의 의료 정책은) 정략적 요소가 숨어 있어 일이 많이 꼬였다고 생각한다”면서 “국가와 국민을 가장 우선에 두고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어 큰 반발 없이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또 “의료계의 지나치게 과격한 대응은 문제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모든 상황의 최종 책임은 정부에 있다. 지금이라도 합리적인 대안을 내고 진지하게 대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 대표가 만나는 이른바 '영수회담' 성사 가능성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이번 총선에서 정권심판론이 확인된 만큼 민심 수습을 위해 윤 대통령이 직접 야당과의 대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8월 말 당대표에 당선된 이후 줄곧 영수회담을 요구하고 있지만 윤 대통령이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이 대표는 “정치는 근본적으로 대화와 타협”이라며 “당연히 만나고 대화해야 한다. 지금까지 못 한 게 아쉬울 뿐”이라고 했다.
이어 “야당을 때려잡는 게 목표면 대화·존중할 필요가 없지만 야당은 국회에서 이 나라의 국정을 이끌어가는 또 하나의 축이다. 이견이 있는 부분은 서로 타협하는 것이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의 기본적인 헌정 질서”라고 부연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