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벌써 연간목표 달성에 근접했다. 올해 남은 기간을 생각하면 연간목표를 상향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HD한국조선해양은 신중한 입장이다.
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총 86척(해양 1기 포함), 98억6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이는 연간 목표 135억 달러의 73% 수준이다. 2분기가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연간 목표를 거의 다 채운 것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에도 연간목표 157억4000만달러를 9월에 채우며 조기 목표달성에 성공했다. 그리고 같은 해 223억2000만달러를 수주하며 연간목표의 141.9%를 달성했다.
연간목표 차이를 감안해도 지난해보다 올해 목표 달성 속도가 빠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선가 역시 우상향 중이기 때문에 HD한국조선해양의 연간목표 달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클락슨리서치 신조선가지수는 3월 말 기준 183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연간목표 상향에 대해 아직까지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도 연간목표를 상향하지 않았다.
연간목표 상향을 검토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시간이다. 이제 막 2분기가 시작된 시점에서 연간목표를 상향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또 3~4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황에서 수익성 위주의 선별수주 전략을 펼치기 위해 보수적인 목표를 설정했기 때문에 연간목표를 상향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목표를 상향하게 되면 이를 달성하기 위해 선별 수주 전략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하반기 시황이 확실치 않기 때문에 서둘러 연간목표를 상향할 필요가 없다. 클락슨 리서치에 의하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신조선 발주는 353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24.2% 감소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우선 연간목표 상향보다는 초과달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높은 선가의 선종을 수주해 수익성 확보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한국 조선업계가 경쟁력 우위를 보이고 있는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액화천연가스)·LPG(액화석유가스)는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각각 176.3%, 50.3% 발주가 늘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아직까지 연간목표 상향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 “벌써 연간목표를 조정하는 것은 이르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보수적인 목표를 설정했는데 굳이 상향할 필요가 없다”며 “하반기 상황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