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중기 전용 T커머스 '찬성'...홈쇼핑 업계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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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제22대 총선 공약집 갈무리

정부가 중소기업 전용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채널 신설을 추진하는 가운데 제1야당도 채널 설립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선 이후 도입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홈쇼핑 업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제22대 총선 공약으로 '중기 전용 T커머스 채널 신설 추진'을 제시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판로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별도 T커머스 채널을 마련하겠다는 설명이다.

국민의힘 공약집에는 해당 내용이 빠졌지만 정부도 채널 신설을 위한 사전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소상공인 자생력 높이기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중소기업·소상공인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 제안서를 발표했다. 제안서에는 소상공인 판로 확보를 위해 TV커머스 채널을 추가해야 한다는 정책 제언이 담겼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지난달 네트워크정책실장 주재로 T커머스 단독 사업자 5개사(SK스토아·KT알파쇼핑·신세계라이브쇼핑·W쇼핑·쇼핑엔티) 사장단 회의를 열고 해당 내용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부가 국민통합위원회 제안을 검토하면 채널 설립 여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사실상 여·야 모두 중기 전용 T커머스 채널을 찬성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제22대 국회 출범을 기점으로 채널 신설 절차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T커머스 채널을 겸영하고 있지 않은 홈앤쇼핑의 T커머스 진출이 점쳐지는 가운데 소상공인 전용 채널 설립을 추진하는 SGY 등이 기회를 노리고 있다.

다만 홈쇼핑 업계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송출수수료 인상, TV 시청 인구 감소 등 갈수록 업황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신생 채널이 등장하면 도입 취지는 무색해지고 경쟁만 더욱 과열 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현재 국내 홈쇼핑 채널은 TV홈쇼핑 채널 7개, T커머스 채널 10개 등 17개다. 지난해 TV홈쇼핑 주요 4사(CJ온스타일·GS샵·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는 처음으로 매출·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했다. T커머스 단독 사업자 5개사 또한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홈쇼핑업계는 기존 홈쇼핑 채널도 충분히 중소기업 판로 확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업 재승인 조건에 따라 GS샵과 CJ온스타일이 전체 편성의 55%,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이 각각 60%, 70% 이상 중소기업 제품을 편성하고 있다. T커머스 10개 채널도 의무 편성 비율이 70% 이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업계를 제외하면 정부나 여·야 모두 채널 신설에 대해 이견이 없다”라며 “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이라는 명분이 뚜렷한 만큼 추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