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한 표…정치 바로잡아야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선택의 날'이다.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 집권 3년차에 치뤄지면서 정권의 중간 평가 성격이 짙다. 현 정부가 재신임을 받느냐, 아니면 견제 심리 발동으로 제동이 걸리느냐가 유권자 손에서 판가름 난다.
지난 5·6일 이틀간 사전투표에서 역대 총선 중 최고치인 31.28%를 기록했다. 10일 본투표에서도 이러한 투표 열기가 이어질지, 젊은층 유권자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중도층이 얼마나 투표소로 향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회는 국민을 대표한다. 선거 운동 과정에서 정책 대결보다는 상대방 비방에만 치중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향후 4년간 민의를 대변할 인사를 뽑는 중요한 날이다. 민심의 방향과 무게를 느낄 수 있게 국민들은 투표에 참여해야만 한다.
여야도 공식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9일까지 투표를 독려했다. 야당은 선거 막판까지 여당 독주를 막아내자며 '정권 심판'을, 여당은 국정의 발목을 잡는 야당을 비판하며 '거야 심판'을 각각 내세웠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난 2년간 범죄자집단을 상대로 악전고투해 온 정부와 여당에게 계속 싸울 수 있는 힘을 주시라”며 “압도적으로 지지해 주셔야 대한민국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딱 한 표가 부족하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은 이날 재판 일정에 참석하면서 “지난 2년간 윤 정권은 경제와 민생, 외교, 안보, 민주주의 모든 측면에서 국가를 후퇴시켰다”며 “꼭 주권을 행사해서 윤 정권의 실패를 심판하고 경고장을 확실하게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양당 모두를 심판해야 한다는 심판론도 제기됐다. 이들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의 근본에는 양당정치의 폐해가 있다며, 거대 양당을 심판해줄 것을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심판론 대 심판론' 구도에다 막말과 비방 등 네거티브가 확산되면서 유권자들의 피로감이 증폭되긴 했지만 제대로된 국민의 일꾼을 고르려는 노력을 포기해선 안된다고 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이번 총선은 '경제민주주의'라던지 '개헌'이라는 중앙 정치 차원에서 유권자들의 논쟁을 불러일으킬만한 큰 공약이 없다보니 상대에 대한 심판, 비난으로 서로를 깍아내리는 데만 혈안이 됐다”며 “이런 식의 선거는 대의민주주의를 왜곡시킨다. 반복돼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조화순 한국정치학회 회장(연세대 교수)은 “소중한 주권을 스스로 포기해선 안된다”며 “적극적인 투표 참여로 유권자의 존재감과 무게감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