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체인 세메스가 2년 연속 실적이 하락했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 침체와 삼성전자가 투자를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메스는 지난해 매출 2조5155억원, 영업이익 66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2% 줄었고, 영업이익은 69.6% 감소했다.
부문별 매출은 반도체 장비 1조5516억원, 디스플레이 장비 136억원, 기타(AS·개조·부품) 9369억원이다. 반도체 장비는 전년 대비 7.3%, 디스플레이 장비는 87.3%, 기타 부문은 15.5% 각각 감소했다.
영업이익 하락은 전년 대비 5.7% 증가한 판매비·관리비(3640억원)를 비롯한 고정비 부담 영향이다. 판관비 중 판매보증충당부채전입이 468억원으로 전년 대비 267억(132%) 증가했다. 판매보증충당부채는 상품을 판매한 후 보증수리 등으로 발생하는 장래의 손실에 관한 충당금이다.
세메스는 삼성전자 자회사로 2021년 매출 3조1362억원을 기록, 국내 장비사 중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넘어섰지만 이후 2년 연속 하락했다. 반도체 수요가 줄고, 세메스 핵심 고객사인 삼성전자 투자가 감소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일례로 세메스의 중국 삼성 반도체 대상 매출은 2021년 5441억원이었으나 2022년 2252억원, 2023년 1274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세메스 연구개발비는 실적 하락에도 전년 대비 3.3% 늘어난 1266억원을 집행했다. 매출 대비 5.6% 수준으로 전년 대비 0.82%포인트 증가했다. 작년 말 기준 수주잔고는 6453억원이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