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보리밭 초록 물결이 넘실대는 4월, 세계가 주목하는 대한민국 생태관광 메카 전라북도 고창군을 찾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고인돌유적지'에서 출발해 람사르 습지 '운곡습지'를 따라 조성된 생태탐방코스 1코스 3.6㎞를 1시간 30분 동안 걸었다. 탁트인 언덕에서 국내 최대규모로 조성된 고인돌에서는 청동기 시대 선조들의 자취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지난 30년간 인간의 개입없이 보존된 운곡습지는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2일 환경부 기자단은 4월 '이달의 생태관광지'로 선정된 전북 고창 '고인돌·운곡습지'를 탐방했다. 봄비가 내리며 물기를 잔뜩 머금은 운곡습지에서는 솔이끼가 초록빛을 더했고, 연못과 저수지에서는 멸종위기종 수달이 헤엄치며 기자단을 반겼다. 버드나무 군락지와 은사시나무는 눈꽃 핀 겨울철 절경을 감상하기 위해 다시 찾아오라고 손짓했다.
환경부는 자연환경의 특별함을 직접 체험하여 자연환경보전에 대한 인식을 증진하기 위해 올해 3월부터 매달 1곳을 '이달의 생태관광지'로 선정해 소개하고 있다.
4월 '이달의 생태관광지'로 선정된 전북 고창 '고인돌'은 2000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대표적인 청동기시대 무덤양식이다. 고인돌은 우리나라에 3만여 기가 분포하며, 고창에는 전북 지역의 고인돌의 65% 이상인 1748기가 분포하고 있다. 전북 고창 고인돌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탁자식, 바둑판식, 개석식 고인돌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운곡습지'는 한때 농경지로 마을주민의 삶이 터전이었던 곳이 1980년대 초 영광원자력발전소 발전용수 공급 목적으로 마을 주민이 이주한 이후, 30년 넘게 인간의 간섭 없이 폐경작지가 저층 산지습지의 원형으로 복원됐다. 수달, 삵 등 멸종위기종을 포함해 총 850여 종의 야생생물이 서식하는 등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곳으로 2011년 3월에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2011년 4월에는 람사르습지로 등록됐다. 환경부는 운곡습지보전계획을 수립해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진노랑상사화와 가시연꽃을 지난 2017년에 복원했다. 지난해에 운곡습지 일대에 여전히 서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4월에 고창을 방문하면 '고인돌· 운곡습지' 외에도 20일부터 5월 12일까지 열리는 청보리밭 축제를 즐길 수 있다. 고창읍성, 선운산 도립공원 등도 둘러볼 수 있다. 상체와 하체를 모두 이용해 걷는 '노르딕워킹'과 뽕잎차 다도체험·누에고치 공예 등 지역 주민들이 운영하는 생태관광도 체험할 수 있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인구 5만2000명의 고창군은 2013년에 전 행정구역이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최근에는 운곡습지에 이어 고창 갯벌까지 생태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면서 “청보리밭은 자연과 인간이 잘 어우러진 표본이라 할 수 있다. (환경부 이달의 생태관광지로 선정된) 생태관광의 메카 고창을 (찾아) 잘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