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내 의료 정보를 통합·관리하는 것을 넘어 연구자가 자유롭게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습니다. 우리나라 의료 데이터 활용 부문에서 '히어로'가 되겠습니다.”
서영균 한림대학교의료원 빅데이터센터장은 클라우드 기반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히어로'의 가치를 이같이 설명했다. 한림대의료원 산하 5개 병원 데이터 통합을 넘어 의료원 내 전 직원이 자유롭게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는 데 큰 의미를 뒀다.
한림대의료원은 산하 병원이 보유한 의료데이터를 한 곳으로 모아 2022년 3월 '히어로'를 구축했다. 환자 260만명, 191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방대한 빅데이터를 임상 연구에 활용할 기반을 갖췄다.
한림대의료원은 여기에 더해 히어로의 '카탈로그 포털' 버전까지 오픈, 의사뿐 아니라 전 직원이 자유롭게 데이터에 접근하도록 했다. 히어로를 통해 데이터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승인이 필요한데, 포털은 승인이 필요 없는 '데이터 미리보기' 기능을 제공한 셈이다.
서 센터장은 “카탈로그 포털에서 연구자는 IRB 승인 전 본인이 연구하려는 데이터가 어느 정도 분포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면서 “포털내 데이터는 모두 비식별화를 거쳐 개인정보를 보호해 안전과 연구자 데이터 접근성을 모두 만족한다”고 강조했다.
한림대의료원은 의료혁신 출발점을 '데이터'로 지목하고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2021년 의료원 데이터 전략, 기획, 실행 등을 총괄할 빅데이터센터를 설립한 데 이어 같은 해 정부 의료데이터중심병원 지원사업까지 참여하며 데이터 기반 의료 서비스 혁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서 센터장은 빅데이터센터 설립과 함께 조직을 이끌고 있으며, 의료데이터중심병원 최고정보책임자(CIO)까지 맡아 히어로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한림대의료원은 5년 만에 국내 최고 수준의 데이터 통합·운영 체계를 마련했으며, 히어로 역시 연구자를 위한 빅데이터 플랫폼으로는 선진사례로 꼽힌다.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서 센터장은 올 초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서 센터장은 궁극적으로 전 직원이 데이터 기반 임상·업무 혁신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 의료원은 전 직원의 데이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제1회 데이터활용 경진대회'를 개최, 업무혁신이나 경영개선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했다. 여기에 히어로 구축 후 데이터 접근성뿐 아니라 활용도를 높일 다양한 솔루션까지 추가하고 있다.
그는 “히어로 내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공유·가공할 수 있는 스노우플레이크를 전 직원에게 오픈했으며, 데이터로봇까지 적용해 머신러닝까지 쉽게 활용하도록 지원하고 있다”면서 “히어로의 데이터가 스노우플레이크, 데이터로봇에 공유되면서 의료원 내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나 행정 시스템 개선에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림대의료원 빅데이터센터는 지속적으로 데이터 개방을 추진하는 한편 데이터 양과 질 모두 높이는 프로젝트도 병행하고 있다. 올해는 정부 '암 임상데이터 네트워크(K-CURE)' 사업 일환으로 유방암, 대장암에 이어 폐암 데이터까지 수집해 연구자에 공개할 방침이다.
서 센터장은 “데이터 활용 과정에서 초기 코딩 필요 없이 시스템에 접근해 자료를 검색·분석할 수 있는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기존 데이터 역시 취소, 변경, 미비기록 추가 등 다양한 업데이트가 필요한 만큼 고도화에 지속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