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제는 신경다양성 가진 젊은이들의 꿈꿀 권리 보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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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친구들 정현규 작가 '차별의 폭풍우가 사라지고 평화롭고 맑게 개인 세상, 2024'

나는 자폐인으로 태어났지만 초ㆍ중ㆍ고등학교는 모두 일반학교를 졸업했다. 상위권의 성적은 아니었지만 남들보다 기억력이 뛰어나고 학급에서 맡은 역할에 대해 성실하다는 칭찬을 들었다. 학교에서도 지각을 한 적이 없었고, 친구와 만나는 일이 있어도 약속시간보다 항상 조금 더 먼저 도착했다. 그러나 고등학교를 졸업 후 내 강점을 살려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취업을 위한 여러 도전 끝에 나는 장애인 일자리 지원사업에 참여해 연결된 유관기관에서 청소를 하는 일을 할 수 있었는데, 출근을 하면서 바라본 풍경은 항상 활기차게 학교에 가는 사람들, 좋은 옷을 입고 회사에 출근하는 이들의 모습이었다. 그럴 때면 나는 “난 왜 여기서 청소를 하고 있을까”하는 마음이 자주 들어서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청소 직무 자체에 대한 슬픔이 아니다. 자유롭지 않았던 진로와 내가 겪어왔던 사회적 시선을 의미한다.

내 세계에서 경험한 자폐는 남들과는 다른 반응과 사고, 남들과 다른 억양과 발음, 이러한 다름이 차별이 되어 정신적 슬픔과 낮아지는 자존감이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줄곧 친구들에게 따돌림과 빵셔틀을 당했다. 태어나서 살아가며 어떤 어려움들을 겪다가 용기를 내다가 또 남들은 어떻게 사는지 보다가 문득 아주 오래 전에도 자폐증이 있었을 지가 궁금했다. 그 시절은 발전되지 않았고, 복지와 정책도 부족했지만 어딘가 설 수 있는 자리가 있는 채 살아갔을 것이다.

현대사회는 과거와 달리 인공지능과 경쟁해야 할 정도로 더욱 높은 지능, 더욱 높은 생존력, 더욱 높은 사회성이 요구되어 과거 언젠가는 정상인의 범주로 측정되었을 누군가도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 말이나 속도의 어려움이 있는 존재로 구분되어 사회에서는 배제되고 당사자는 무력화된다. 서로와 서로가 다르고, 인식하는 방법과 사귀는 방법이 다르다는 점은 삶이 퍽 고달파지는 일이다. 사는 것은 점점 어려워진다. 사람은 등급화되어 1등급만 필요한 세상이 되어 최소 기준이라 부르는 커트라인에 들어가지 못하고 탈락하는 것은 곧 사회에 참여하는 것의 실패, 그것은 취업의 실패, 그것은 곧 할 일 없이 갈 곳 없이 혼자 집에서 난 왜 안될까, 난 왜 실패할까만 되뇌는 시간들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난 별의친구들이라는 울타리에서 친구들이 생기고 선생님들의 위로를 받고 나를 존중하는 태도를 갖게 되었다. 이제는 사회인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경험해보고 싶어 내부 인턴십에 참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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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현 사단법인 별의친구들 청년 별

직업을 찾을 때까지 내 능력을 기르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경력을 갖고 싶다. 내게 주어진 일을 책임감 있게 잘 해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하고 싶은 일과 잘 할 수 있는 일을 탐색할 수 있는 자유를 얻고 싶다.

자폐인이 다양성의 이름으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헬스케어 기술도 발전하는 동시에 다양성에 대한 사회적 철학,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대의식이 작동되는 사회, 살아가는 많은 양상에서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내어줄 수 있는 배려가 있는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꿈꾼다. 내가 겪어온 두려움과 마음의 상처는 사실 자폐가 아닌 자폐에 대한 사회의 반응이었기 때문이다.

그림 '차별의 폭풍우가 사라지고 평화롭고 맑게 개인 세상'은 차별에 뒤덮여 천둥번개가 내려치고 폭풍우가 쏟아지던 세상에 태양이 환하게 빛을 내리쬐고,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사람들이 제각기 색깔로 무지개가 되어 하늘을 맑고 개게 하며 온 세상을 평화롭게 만든다는 의미이다. 그림 좌측 상단에는 태양이 밝게 웃으며 환한 빛을 비추고 있고, 우측 상단에는 사람들의 통합을 상징하는 연결고리가 자리하고 있으며, 중간에는 다양한 특성을 가진 사람들이 개개인의 특성을 무지개 색으로 나타내며 무지개를 형성하고 있다. 그림 하단의 문구도 이에 맞게 무지개 색으로 표현되어 있고, 그림 상단의 하늘도 푸른색이어서 더욱 인상깊다.

사단법인 별의친구들 박명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