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우리는 AI로봇과 수업한다”…성남 혜은학교 '미래형 스마트 특수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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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혜은학교 고등학교 3학년 2반 최국진 교사가 코딩 수업을 위해 테일봇 코딩 입력을 설명하고 있다. 김동성 기자

“수업이 재밌어요. 또 해보고 싶어요.”

지난 1일 오후 방문한 경기 성남시 혜은학교 고등학교 3학년 2반 학생 6명의 눈은 기대감이 가득 찼다. 이유는 이번 수업이 바로 학생들의 참여와 집중도가 가장 높은 인공지능(AI) 로봇, 코딩, 가상현실(VR)을 활용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책상 위에 올라온 것은 바로 AI로봇 '알파 미니'. 이 로봇은 표정이나 행동, 소리, 정보전달 등이 가능했다. 학생들은 알파 미니에게 “오늘 날씨는 어때?”라고 물으니 날씨·기온·미세먼지·초미세먼지 상태 등을 알려줬다. 한 학생이 로봇에게 팔굽혀펴기를 입력하자 로봇이 행동으로 팔굽혀펴기를 하고 다른 학생들은 어떤 행동인지 서로 맞히려고 손을 드는 등 적극적인 수업 참여가 이어졌다.

다음은 학생들의 참여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VR. 그 중에서도 카페에서 키오스크로 주문하기였다.

한 학생은 '아메리카노 아이스 4잔 주문'이라는 미션이 주어지자 키오스크 앞에 서서 선생님의 도움을 조금(?) 받아 카드 결제까지 능숙하게 해냈다. 이 VR는 카페는 물론이고 낚시, 버스타기, 은행 이용하기, 마트장보기, 패스트푸드 이용 등 다양한 훈련을 돕는다.

카페 키오스크 미션을 완료한 학생은 “실제로 카페 키오스크로 주문해 본 적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올해 해봤다. 엄마랑 했는데 잘했다. VR 수업이 재밌고 도움 된다”고 말했다.

이어 2인 1조로 버튼을 누르고 녹음한 대로 말하는 테일봇을 활용한 코딩 수업도 진행했다.

이날 수업을 진행한 최국진 교사는 “혜은학교가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수업을 한 지 올해로 1년을 맞았다”며 “장애학생을 대상으로 수업하려면 흥미가 있어야 하는데, 일반 수업보다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수업은 학생들의 참여와 집중력을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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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혜은학교 고등학교 3학년 2반 한 학생이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카페 키오스크 주문 체험을 하고 있다. 김동성 기자

경기도교육청은 특수교육의 미래 교육 전환을 위해 올해부터 '경기특수교육 활성화 3개년 계획'을 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계획은 경기특수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총망라한 계획으로, 미래형 스마트 특수교육 기반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도교육청은 AI 튜터 코칭을 활용 장애학생을 진단·평가해 기초학력을 확인하고, 로봇 등을 활용한 맞춤형 수업 제공으로 장애학생의 학습역량 강화와 함께 입학부터 졸업까지 데이터를 관리해 활용할 방침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우리 학생들이 4차 산업에 어울리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수업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성남=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