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간 경쟁제품' 논의 시작…중소PC업계, “데스크톱·일체형 재지정 필요”

올해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지정 논의가 시작된 가운데 데스크톱·일체형 PC 품목 재지정 목소리가 높다.

중기간 경쟁제품은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 제6조'에 따라 공공기관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부터 지정 받은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 생산설비·공장·인원을 갖추고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중소기업 해당 제품을 구매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올해는 관련 제품을 재지정하는 해다. 상반기 신청 접수와 공청회 등 의견 수렴을 거쳐 연말께 중기간 경쟁제품 지정 예정이다. 지정 제품은 안정적인 중기간 경쟁제도 운영을 위해 판로지원법 시행령 제6조에 따라 2025년부터 2027년까지 향후 3년간 지정 효력이 유지된다.

현재 국내 중소 PC업계는 공공조달을 제외한 시장에서는 미미한 수준이다. 노트북, 태블릿 등은 국내외 대기업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조달 시장에서도 재지정 제도가 없던 2008년 중소 PC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6%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2013년 중기간 경쟁제품에 데스크톱과 일체형 PC가 지정되며 국내 중소PC 업계가 수입대체와 고용창출 효과를 낸 만큼 재지정 연장이 선순환 생태계 조성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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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중기간 경쟁제품, PC업계 고용·성장효과

국내 중소 PC 업계는 중기간 경쟁제품 지정 이후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성장 등을 통해 한국 IT 산업 발전에 기여했다.

중소 PC업계는 중기간 경쟁제품 지정 이후 공공 시장에 최적화한 양질의 조달 PC 공급 생태계 구축, 국가 행정 스마트화 최적 지원, 관련 고용 창출 등 질적 성장을 거듭했다. 공공 시장 참여 확대와 실적 개선이 업계 성장을 뒷받침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참여사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소수 기업으로 실적 쏠림보다는 사회적 약자 기업 설립, 중하위권 기업 실적 개선 등 다양한 효과로 이어졌다.

기술 안보 차원에서도 재지정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목소리다. 그간 국내 PC 시장은 대기업 생산시설 해외이전과 글로벌 기업 해외생산 등으로 PC 공급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했다. 이런 제품군은 '하드웨어 백도어' '국부 유출' 등을 야기할 수 있다.

국내 모든 PC를 국산에 의존할 순 없으나 국가망에 쓰이는 제품만이라도 국산 사용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백도어를 이용, 첨단기술 정보를 빼 가면 기술 안보와 경제 안보는 무너진다.

◇PC업계 “판로 확보 위한 '재지정' 필요”

국내 중소PC 업계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기침체, PC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중기간 경쟁제품 재지정 여부가 중요한 이유다.

업계는 재지정 필요성을 제언함과 동시에 관련 사업 고도화에도 힘쓴다. 공공기관 수요기관 만족도 향상과 제품 선택폭을 확대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주력한다. 여러 신제품과 공공·교육 시장에 특화한 인공지능(AI) 제품 개발 등 스스로 활로를 찾는 노력도 이어간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PC 시장은 대기업 및 해외 수입 제품의 절대적인 점유율로 인해 중소기업의 판로 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중기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되지 못하면 과거와 같은 경영악화 및 고용불안 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시장만이라도 수많은 중소기업의 지속적인 경영활동 보장과 피해 방지를 위해 중기간 경쟁제품 지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전·후방 산업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자의 역할을 분담해 불필요한 경쟁을 줄이고 각자 분야에 집중한다면 경쟁력 강화와 상생 기틀 마련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