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TP 리뷰 원]'공간컴퓨팅'으로 진화하는 메타버스

2002년에 개봉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훌륭한 시각 효과와 역동적인 액션, 특히 프로그램으로 미래를 예측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등 모습으로 많은 인기를 얻은 SF 영화다.

20년이 지난 영화지만 3D, 자율주행, 홀로그램 등을 활용해 인간이 기계와 상호작용하는 세계가 펼쳐지는 등 지금봐도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에 놀라움을 느낀다.

애플은 지난달 '비전프로(Vision Pro)'를 본격 출시하면서 '공간컴퓨팅 시대(Era of Spatial Computing)'를 선언했다.

비전프로를 통해 집안 거실에 누워 업무를 보다 메일을 보내고, 웹브라우저를 띄워 놓고 게임도 하고 영화관처럼 3D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 등장에서 보았듯 기존 생활방식 틀을 깨는 많은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공간컴퓨팅은 '메타버스'의 전통적인 가상공간 개념에 한정하지 않고 현실세계를 디지털세계로 끌여들이는데 중점을 둔 개념으로 보면 된다. 가상현실(VR), 혼합현실(MR) 및 확산현실(XR)과 같은 컴퓨터 생성 언어 입력을 통해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병합하는 것을 말한다.

공간컴퓨팅 개념은 2003년 메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의 사이먼 그린월드가 쓴 논문에서 처음으로 소개 됐다.

'기계가 실제 물체와 공간에 대한 참조 대상을 유지하고 조작하는, 기계와 인간의 상호작용'으로 정의했다. 당시에는 현실 공간과 디지털 세계를 연결할 기술이 부족했지만, 이후 VR·MR·XR의 등장으로 이 이론은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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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미래의 다크호스로 부상하는 공간컴퓨팅

비대면 열풍으로 현실을 가상공간으로 옮기는 메타버스가 열풍을 일으키며 관련 기술로 주목을 받았지만 엔데믹으로 메타버스 열기가 줄어들면서 관심이 한풀 꺾인 상태였다. 그러나 애플의 비전프로 출시를 계기로 공간컴퓨팅이란 개념으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공간컴퓨팅은 기기가 사용자에게 적응하기 시작하는 기술로 가전, 자동차, 전자제품 등 모든 인터페이스가 공간컴퓨팅 장치로 변모해 인류의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통방식도 키보드 터치나 클릭에서 손가락 제스처, 눈 움직임, 목소리 등으로 기기 조작 방식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이런 새로운 방식이 컴퓨팅 기술로 자리 잡는다면 세상을 보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편리해질 것이다. 이는 컴퓨팅 방식의 패러다임 뿐만아니라 공간의 패러다임도 변화한다는 것이다.

영화관에 가지 않고서도 집에서 3D 영화를 볼 수 있고, 출근하지 않고 사무실로 활용하고, 해외에 나가지 않고서도 해외여행을 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집이라는 공간이 사무실, 영화관, 녹지공간 등 복합공간으로 변모될 것이다.

애플 비전프로, 메타 '퀘스트3' 출시, 삼성전자 'AR 워킹' 개발 등 XR기기 시장에서 생존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마켓앤마켓 보고서에 따르면 공간컴퓨팅(Spatial Computing) 시장은 2028년까지 연평균 23.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979억달러(127조원)에서 2028년 2805억달러(365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공간컴퓨팅 구성을 위한 하드웨어(HW) 장치 보급과 실시간 렌더링 엔진기술 발전 등이 공간컴퓨터 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공간컴퓨팅 시대 준비 및 대책

공간컴퓨팅 기술이 새로운 디지털 공간경제로 부상하고, AI 융합이 가속화되며, UI·UX 경험이 확대돼 복합 경쟁 생태계로 빠르게 진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바라는 공간컴퓨팅 시대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아직도 많다.

고질적인 '어지럼증'을 해결해 편리하게 사용하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

또한 XR기기 가격을 현실화해 일반인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XR 관련 장비, 엔진 등 HW 분야 기술개발(R&D)과 민간의 혁신을 뒷받침할 플랫폼 소프트웨어(SW) 개발을 지원하고 우수한 기업육성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과감한 규제개선과 표준화, 인재양성 등을 통해 산업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또 공간컴퓨팅이 활용될 의료, 엔터, 게임, 교육, 재난 등 다양한 사업분야를 발굴해 미래 먹거리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올해는 공간컴퓨팅 확산의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인간이 기계와 소통하는 세계, 상상이 현실이 되는 세상이 조만간 펼쳐질 것이다. 이런 시대적 흐름에 소외되지 않도록 우리도 철저한 준비와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글 : 도승희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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