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까지 물류센터 8곳 확장
230여개 시·군·구로 배송 확대
수천명 고용…지방인구소멸 대응
中 알리에 맞서 국내 시장 사수
쿠팡이 3조원 이상을 투자해 2027년까지 로켓배송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한다. 압도적인 물류 인프라를 구축해 최근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 등 차이나커머스가 따라올 수 없는 '물류 초격차'를 만든다. 특히 전국을 '쿠세권(쿠팡 로켓배송 가능 지역)'으로 만들어 지방 고객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방 인구 소멸' 대응에도 기여한다는 전략이다.
쿠팡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신규 풀필먼트센터(통합물류센터) 확장과 첨단 자동화 기술 도입,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 등에 3조원을 투자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최근 중국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이 한국에 3년간 투자한다는 1조5000억원의 두 배 규모다.
쿠팡은 경상북도 김천과 충청북도 제천, 부산, 경기도 이천, 충청남도 천안, 대전, 광주, 울산 등 8곳 이상 지역에 신규 풀필먼트센터 운영을 위한 신규 착공과 설비투자를 추진한다. 광주와 대전은 올해 풀필먼트센터 운영을 시작하고, 부산과 이천은 올해 2분기, 김천은 3분기, 제천은 4분기에 각각 착공할 계획이다. 신규 풀필먼트센터에는 수 백에서 수 천명씩 고용이 이뤄질 전망이다.
쿠팡은 그동안 6조2000억원을 물류망 구축에 투입,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곳의 물류인프라를 갖추고 쿠세권을 전국 260개 시·군·구 가운데 182개(70%)까지 늘렸다. 이번 투자 계획에 따라 쿠세권이 확대되면 2027년부터는 약 230여개(88% 이상) 시군구에서 로켓배송이 가능할 전망이다. 인구 수로 보면, 전 국민 5130만명 가운데 5000만명 이상 규모로 추산된다.
쿠팡은 이번 투자 확대를 통해 로켓배송 지역을 순차적으로 늘려 2027년까지 한반도 최남단 남해군을 포함해 전국에서 주문 하루만에 식료품과 생필품을 무료배송 받을 수 있는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유통업계는 쿠팡의 이번 투자 계획을 차이나커머스 공습에 '맞불작전'을 펼치는 것으로 평가했다. 최근 중국 알리바바는 한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고자 앞으로 3년간 11억달러(1조500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서를 한국 정부에 제출했다.
알리바바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알리익스프레스가 쿠팡의 대항마로 떠오를 것이라는 위기감이 생기자, 쿠팡이 국내 시장을 사수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이번 투자로 전국 물류망을 더 촘촘하게 구축해 로켓배송을 앞세워 차이나커머스에 공격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은 로켓배송이 확대될 지역 대부분이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이기 때문에 '지방 인구 소멸' 대응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인구감소지역 89곳 가운데 현재 로켓배송 가능 지역은 강원도 삼척 등 17곳에서 3년 뒤 60여곳으로 증가한다. 산간벽지 등 도서·산간 지역도 포함된다. 대표적으로 경북 봉화, 전남 고흥·보성, 경북 의성·영양·청송, 경남 합천 등 고령화(65세 이상) 비중이 40%가 넘는 지역에도 로켓배송이 도입된다.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쿠팡의 쿠세권 확대는 소비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막대한 신규 고용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며 “특히 식료품 무료 로켓배송 활성화는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지방의 거주 매력도를 높여 지역균형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