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을 중심으로 금융 '슈퍼앱' 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은행을 넘어 삼성 등 금융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까지 가세하며 빅테크, 은행, 대기업간 무한경쟁이 펼쳐진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신한금융 등 급융그룹 앱이 토스, 카카오뱅크 등 플랫폼 운영에 특화한 빅테크 서비스를 바짝 추격 중이다.
특히 신한금융 약진이 눈에 띈다. 신한금융그룹 앱 '쏠뱅크'와 '슈퍼쏠'은 올해 이 분야 1위인 KB국민은행 스타뱅킹과 격차를 줄이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월 기준 쏠뱅크와 슈퍼쏠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합산 1200만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약 1300만을 기록한 스타뱅킹과 불과 100만명 정도 차이다.
쏠뱅크는 신한은행 뱅킹 앱이고 슈퍼쏠은 은행에 카드, 보험 증권 서비스를 붙인 이른바 '슈퍼앱'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2월 슈퍼쏠을 론칭하며 슈퍼앱 경쟁에 뛰어들었다. KB금융은 이보다 앞서 2021년 6개 계열사 서비스를 한 곳에 모은 스타뱅킹을 시장에 내놓았다.
금융 슈퍼앱 부동의 1위는 토스(비바리퍼블리카)로 2월 기준 약 1740만명 MAU를 보유했다. 2위는 카카오뱅크로 MAU가 1570만명이다. 스타뱅킹, 슈퍼쏠 등 시중은행 슈퍼앱과 토스, 카카오뱅크 등 모두 사용자가 1000만명을 넘어 2000만명을 향해 가는 추세로, 중복 사용자를 감안해도 국내 인구 10명 중 4명은 금융 슈퍼앱을 이용하는 셈이다.
삼성그룹도 금융 슈퍼앱 경쟁에 뛰어들었다. 삼성금융네트웍스와 은행권을 종합하면 삼성금융네트웍스는 자사 보험·증권·카드 서비스 통합 앱 모니모에 은행 계좌를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모니모 포인트 '모니머니'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으로 4대 시중은행과 케이뱅크를 대상으로 협력진영 구축에 나섰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이 없는 삼성금융그룹이 외부 연결로 금융 슈퍼앱을 만드려는 전략”이라면서 “독자적으로 대형 플랫폼을 가진 토스나 카카오뱅크에는 협력을 제안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슈퍼앱 경쟁은 앞으로 치열해질 전망이다. KB금융은 비대면 마케팅 강화를 골자로 스타뱅킹 고도화에 착수했다. 우리금융은 올 11월을 목표로 슈퍼앱 '뉴원'을 구축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께면 금융 대기업, 시중은행, 빅테크 간 슈퍼앱 격차가 더욱 좁혀질 것”이라며 “경쟁 과정에서 서비스 상향평준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