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분쟁조정기준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첫 배상 협의는 다음 달 시작한다
우리은행은 지난 주말 이사회를 열고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기준안을 수용해 홍콩H지수 ELS 투자자에 대한 자율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의 자율조정 대상 ELS 금액은 415억원 수준이다. 당장 4월부터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 손실 확정된 고객에게 최대한 신속하게 조정비율 산정과 배상금 지급에 나설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만기가 도래해 손실이 확정된 투자자를 접촉해 배상절차 등 자율조정 내용 안내를 시작으로 조정 절차에 돌입한다. 손실이 확정된 투자자는 조정비율 협의와 동의를 마치고 나면 일주일 이내로 배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을 제외한 주요은행도 이번 주(25∼29일) 일제히 이사회를 열고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관련 자율 배상 방침을 확정한다.
KB·신한·하나·농협·SC제일은행은 이번 주 잇따라 임시 이사회를 소집해 H지수 ELS 손실 자율 배상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손실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은 13일부터 2021년 1∼7월(H지수 최고점 전후 기간) 판매한 H지수 ELS 계좌 8만여개에 대한 전수 조사에 들어갔다. 전수조사 등을 통해 2021년 1∼7월 판매액이 5조2000억원 정도로 파악됐고, 현재까지 손실률은 50% 수준이다. 여기에 평균 손실 배상률을 40%로 적용해 추산한 결과다.
신한은행 역시 이번주 후반에 이사회를 열고 ELS 자율 배상을 공식 확정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6월부터 H지수 ELS 사후 관리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현재 17명으로 구성된 TF가 자율배상 관련 시뮬레이션을 거의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은 오는 27일 이사회에서 자율 배상을 논의하고, NH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도 28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배상안을 확정할 것이 유력하다. NH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은 각각 작년 9월과 8월 ELS TF를 꾸려 이번 사태에 대응해왔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