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도 전환지원금 분담…애플은 명시적 답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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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와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영섭 KT 대표, 노태문 삼성전자, 안철현 애플코리아 부사장 사장이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장-통신사·단말기 제조사 대표자 간담회에서 간담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이동통신 3사와 삼성전자가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인상에 전향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 현재 통신사가 전액 부담하는 전환지원금을 단말 제조사도 함께 분담할 전망이다. 이르면 23일부터 전환지원금 인상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은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영섭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안철현 애플코리아 부사장과 취임 후 첫 간담회를 갖고 가계통신비 절감을 포함한 통신정책 현안을 논의했다.

반상권 방통위 시장조사심의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환지원금 정책과 관련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인상됐으면 하는 희망사항을 전달했고 이통3사가 전향적으로 협조하겠다고 했다. 제조사도 일정 부분 협조할 것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반 심의관은 “제조사도 일정 부분 기여하는 방향으로 양측이 전환지원금 확대 여부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금이 얼마나 더 인상될지에 대해서는 “통신사와 제조사 간 협의를 통해 결정되기에 정확한 액수를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국민이 체감할 만한 수준까지 높이는 것이 희망사항”이라고 말했다.

공시지원금과 달리 전환지원금 경우 현재 이통사만 부담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통사가 전환지원금을 올리고 제조사에 재원 분담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전자와 달리 애플은 이날 명시적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 심의관은 “애플은 명확하게 답하진 않았지만 안한다고 말한 것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반 심의관은 전환지원금이 기존 통신사를 유지하는 장기 고객을 역차별한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전환지원금은 타사 가입자를 뺏어오기 위한 지원금으로 기존 우량 가입자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통사가 공시지원금을 올리는 방법을 쓰고 있다”며 “실제 전환지원금이 도입된 후 공시지원금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전환지원금에 따른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공시지원금 인상 효과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전환지원금 지급이 알뜰폰 육성 기조와 배치된다는 지적에는 “알뜰폰을 위해 경쟁을 축소하면 국민 후생이 증대되지 않는다”며 “그동안 비대칭 규제를 통해 알뜰폰 기초체력을 키워왔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알뜰폰 육성을 위한 긴밀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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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일(오른쪽)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장-통신사·단말기 제조사 대표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김 위원장,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영섭 KT 대표, 안철현 애플코리아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사진공동취재단

이날 유영상 SKT 대표와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추가적으로 5G 중저가 요금제를 이른 시일 내에 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르면 다음주 3만원대 5G 저가요금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에 기여하기 위해 중저가 단말기 조기 출시를 검토하겠다는 의견도 냈다.

이통3사 대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매장려금 담합 조사와 관련해 방통위가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도 요청했다. 공정위는 지난해부터 이통3사를 상대로 담합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방통위는 이같은 사업자 의견을 반영해 공정위에 공식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반 국장은 “이통3사 대표들이 공정위의 조사로 과징금을 받게 되면 재정적 어려움이 커져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며 “단통법이 가지는 법률적 특성을 고려해달라는 내용으로 의견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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