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시그넷이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전기차 충전기 품질 이슈에 따른 제품 반품으로 대규모 적자를 냈다. 회사는 반품 제품 성능을 개선해 재공급한다는 계획이다.
24일 SK시그넷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은 매출 507억원, 영업손실 1494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68.7% 줄고,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했다.
전기차 충전기는 교류(AC)를 직류(DC)로 변환해 공급하는 파워모듈과 전기차에 직접 연결하는 디스펜서(충전기)로 나뉜다. SK시그넷은 일찍히 전기차 충전기 핵심 부품인 파워모듈을 국산화했고, 급속충전기 위주로 국내외 고객사에 공급해왔다. 미국 전기차 급속 충전기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품질 이슈로 일회성 비용인 판매보증비가 전년 대비 513% 늘어난 477억원으로 급증해 실적을 악화시켰다. 실적 악화에 지난해 12월 보유 중이던 185억원 규모 넥스트칩 지분을 전량 매각하기도 했다.
고객사들은 지난해 312억원 규모 전기차 충전기를 SK시그넷에 반품했다. 제품이 요구한 성능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주된 이유다. SK시그넷 미국 고객사는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EA), 프란시스에너지 등이다.
SK시그넷은 올해 말까지 고객이 요구하는 제품규격에 충족하도록 제품을 개선해 재공급할 예정이다.
SK시그넷 관계자는 “앞서 공급한 일부 제품이 고객 요구 사양에 미달해 반품이 이뤄졌다”며 “요구 사양을 충족한 제품을 연내 공급하면 고객이 재매입하겠다는 조항을 회사 간 합의서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SK시그넷은 반품 받은 제품과 별개로 올해 전기차 충전기 신제품 'V2'의 미국 판매를 시작한다. 3분기 600㎾ 파워모듈과 1기당 최대 400㎾ 출력이 가능한 디스펜서를 출시할 예정이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