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공의료정보기술(IT)사 최대어로 꼽히는 중앙보훈병원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HIS) 구축 사업이 본격화된다. 최대 500억원에 이르는 대형 사업 발주에 휴니버스글로벌과 이지케어텍 등 업계가 수주 총력전에 나설 전망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앙보훈병원은 상반기 중 차세대 HIS 구축 사업자 선정 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중앙보훈병원을 포함해 부산, 광주, 대구, 대전, 인천 등 지방 보훈병원까지 순차적으로 HIS를 전면 재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2008년 구축한 전자의무기록(EMR) 등 핵심 HIS를 새로 도입하고, 의료정보 표준화와 디지털전환 등을 동시 구현할 예정이다.
사업 예산은 시스템 구축 비용만 약 297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유지보수까지 포함할 경우 총 사업비는 5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사업자 선정을 거쳐 이르면 2027년 상반기 오픈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번 사업이 올해 발주되는 공공병원 IT사업 중 최대어로 꼽고 있다. 중앙보훈병원만 1500병상에 가깝고, 지방병원까지 포함하면 2000병상이 넘는다. 올해 예정된 공공병원 차세대 사업 중 경찰대병원을 훌쩍 뛰어넘고, 국립대병원 중 부산대병원과 비슷하거나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앙보훈병원은 내부적으로 클라우드 EMR 구축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화전략계획(ISP) 과정에서 클라우드 전환 결과가 나옴에 따라 제안요청서 역시 이에 맞춰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500병상급 대형 공공병원이 클라우드 EMR로 전환한 사례는 아직 없다.
중앙보훈병원 관계자는 “6개 보훈병원 IT 인프라 자원을 통합 운영·관리하기 위해 클라우드 기반 HIS 구축을 고려 중”이라며 “IT 인프라를 통합 운영해 운영 효율성 향상과 시스템 유연성 확보, 초기 구축비 절감 등이 배경”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사업 규모와 의미가 큰 만큼 이번 사업 수주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개발비만 300억원 가까운 대규모 프로젝트인데다 최근 전공의 파업으로 병원 IT 예산 축소 우려까지 커지는 상황에서 반드시 잡아야 하는 사업이다.
의원급·중소병원 중심으로 도입되는 클라우드 EMR을 대형병원까지 확산하는 물꼬를 틀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가 주목한다. 현재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병원이 클라우드 EMR로 전환하고 있지만 대부분 규모가 크지 않다. 대학병원 중에서도 고대의료원, 삼육대서울병원 등 일부 병원이 도입했지만, 전국단위 보훈병원까지 합류한다면 클라우드 EMR 생태계 조성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휴니버스글로벌이다. 고대의료원 3개 병원은 물론 삼육대서울병원 등 국내에서 중대형 병원 클라우드 EMR 구축 경험이 가장 많은 것이 강점이다. 이지케어텍 역시 기존 중소형 병원 중심 클라우드 EMR 사업에서 벗어나 대형병원 진출 교두보로 이번 사업을 검토 중이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