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면세점, 국내 매출 첫 2위로…'싼커' 공략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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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구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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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면세점이 지난해 면세점 국내 매출 순위에서 처음으로 신라면세점을 제쳤다. 엔데믹 전환 이후 연령층이 낮아진 면세점 고객에 맞춰 브랜드를 리뉴얼하고 체험 마케팅 등 맞춤형 프로모션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17일 관세청이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세계면세점은 국내에서 3조162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면세점 매출 4조2939억원을 기록한 롯데면세점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같은 기간 신라면세점은 매출 3조31억원을 기록해 3위로 내려앉았다. 업계 2위 신라면세점이 국내 매출 기준으로 신세계면세점에 추월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매출 1조8166억원을 올리며 4위에 자리했다.

월별 매출을 살펴보면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상반기 내내 신라면세점에 앞섰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자가 교체된 지난해 7월 이후 2위 자리를 탈환했지만 전체 매출 순위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롯데면세점은 1월을 제외하면 매달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고 현대백화점면세점은 8~9월 2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이후 격차를 더 좁히지는 못했다.

핵심 점포인 본점 매출에서도 신세계가 앞섰다. 지난해 각 사 본점 매출을 살펴보면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이 3조159억원으로 1위에 올랐으며 신세계면세점 본점이 2조4595억원, 신라면세점 서울점이 2조385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다만 호텔신라와 HDC의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 매출(5352억원)을 합칠 경우 신라가 2위다. 호텔신라는 HDC신라면세점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신라면세점은 홍콩·마카오·싱가포르에 각각 공항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어 해외 매장이 없는 신세계면세점에 전체 매출에서는 여전히 앞선다.

신세계면세점 분전 요인으로는 △신세계백화점 본점과의 시너지 △예술 등 체험 마케팅 △단독 브랜드 등 리뉴얼 효과 등이 꼽힌다. 중국 보따리상(다이궁) 매출이 줄어들고 기대했던 중국 단체 관광객(유커) 방문도 뜸한 상황에서 개별 관광객(싼커) 공략에 방점을 둔 신세계면세점의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캐세이 항공, 이달 중국남방항공과 제휴를 연이어 개시하며 개별 관광객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신세계면세점과 신라면세점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양 사는 지난해 7월 인천공항 면세점 DF1~DF4 사업권을 각각 두 개씩 나눠 가진 바 있다. 두 업체 모두 매장 규모와 판매 품목이 동일하다. 지난해 12월 기준 신라면세점은 500억원, 신세계면세점은 482억원의 매출을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업황이나 고객층 등 여러 면이 변화하고 있다”라며 “본격적인 유커 방문이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개별 관광객 공략을 위한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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