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컴을 구매할 때 CPU, 쿨러, 메인보드, 램, 그래픽카드, 저장 장치, 케이스, 파워까지 골랐다면 이제 최종 점검만이 남았다. 서로 호환되지 않는 부품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호환되지 않는 부품을 사용하면 성능이 제한되거나 장착조차 불가능할 수 있다.
①메인보드↔CPU·램·케이스
먼저 모든 부품이 연결되는 '메인보드'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메인보드 사양 중 '소켓'이 CPU 소켓 규격과 일치해야 한다. 예를 들어 메인보드 소켓이 AM5 규격이라면 라이젠 7000 시리즈 이상 데스크톱 프로세서만 호환되며 이전 세대 CPU는 장착할 수 없다.
최신 부품으로 조립컴을 맞춘다면 메인보드 사양 중 램(RAM) 세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오랫동안 조립컴에는 DDR4 램을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후속 규격인 DDR5 램이 상용화됐기 때문이다. CPU에 따라 지원하는 램 세대가 달라지기도 한다. 인텔 12~14세대 CPU는 DDR4와 DDR5 램을 모두 지원한다. 이 경우 램은 메인보드의 요구 사양에 맞춰 골라야 한다.
메인보드를 케이스에 장착할 수 있는지도 살펴보자. 크기가 작은 미니타워 케이스는 대부분 M-ATX 이하 폼팩터만 지원한다. 이보다 큰 ATX나 E-ATX 규격 메인보드를 사용할 생각이라면 너무 작은 케이스를 고르지 않도록 유의하자.
②케이스↔쿨러·그래픽카드·파워
다음에는 케이스 사양에 명시된 각종 제한을 살펴볼 차례다. 크기가 작은 케이스에는 높이가 높은 CPU 쿨러나 길이가 긴 그래픽카드를 장착할 수 없다. 케이스 사양 표에서 'CPU 쿨러 높이 제한'과 '그래픽카드 길이 제한'을 해당 부품 사양과 비교해, 높이나 길이가 초과되지 않는지 확인한다. 수랭쿨러를 사용할 생각이라면 쿨러 높이 제한 대신 '라디에이터 길이 제한'을 보면 된다.
일부 케이스는 파워 규격에 제한을 두기도 한다. 일반적인 케이스는 널리 사용되는 표준 ATX 규격 파워와 호환되는데, 슬림 PC나 미니타워보다 작은 '리틀밸리' 케이스 중에는 ATX보다 작은 SFX·TFX 규격 파워만 지원하는 제품도 있다.
③장착은 되지만 성능이 제한되는 경우
부품을 장착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지만 성능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경우도 유의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로 그래픽카드와 M.2 규격 SSD가 있다.
그래픽카드와 메인보드는 PCIe 인터페이스를 통해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그래픽카드의 PCIe 버전과 데이터가 이동하는 통로인 '레인(Lane)' 수가 메인보드와 같거나 낮아야 그래픽카드 성능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다.
메인보드가 PCIe 5.0 SSD를 지원한다면 해당 슬롯에는 PCIe 4.0이나 3.0 SSD도 장착할 수 있다. 이 경우 데이터를 읽고 쓰는 속도는 SSD 사양을 따라간다.
일일이 확인 번거롭다면 '호환성 체크 사이트' 활용하자
부품 사양을 일일이 대조하기 번거롭다면 호환성을 확인해 주는 사이트를 이용해 보자. 부품 정보를 입력하면 정상적으로 쓸 수 있는지 알려주는 곳이 몇 군데 있다.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Danawa)'의 PC견적 페이지에서 부품을 선택하고, 목록 아래에 위치한 '호환성 체크' 버튼을 누르면 호환 여부를 알려준다. CPU·메인보드·램·케이스·그래픽카드·파워 간 호환성을 확인할 수 있는데, 문제가 없을 경우 '성공', 호환되지 않는 경우 '실패'로 표기한다.
컴퓨터 판매 쇼핑몰 '컴퓨존(Compuzone)'은 조금 다른 방식을 채용했다. 조립PC 견적 페이지에서 사용자가 직접 CPU·메인보드·램·그래픽카드·케이스·파워 순으로 부품을 선택하는데, 앞서 고른 부품이나 규격과 호환되지 않는 제품은 회색으로 비활성화돼 선택할 수 없다.
다나와는 부품을 모두 선택한 뒤 한 번에 상호 호환성을 확인하는 게 장점이다. 컴퓨존은 확실히 호환되는 부품만으로 견적을 구성할 수 있다. 단, 각 사이트에 정식 등록된 부품이 아닌 경우 호환성을 확인할 수 없다.
다른 부품의 호환성까지 확인하려면 'PC파트피커(PCPartPicker)'라는 사이트를 권장한다. CPU·쿨러·메인보드·램·저장 장치·그래픽카드·케이스·파워·운영체제·모니터 등 대부분의 부품을 선택하고 호환성을 확인할 수 있다. PC파트피커도 컴퓨존처럼 앞서 선택한 부품과 호환되는 제품만 보여주며, 예상 소모 전력을 계산하는 기능까지 제공한다.
온라인 정보는 '참고용', 실제 호환 여부는 제조사 문의가 확실해
호환성 체크 사이트에서 호환 판정을 받은 부품이라 해도 실제로는 함께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가끔 있다. 조립할 때 부품 위치가 겹치는 경우가 그렇다.
간섭의 대표적인 예로 △M.2 SSD 방열판이 두꺼워 그래픽카드를 장착할 수 없는 경우 △메인보드가 케이스 구멍을 막아 케이블을 통과시킬 수 없는 경우 △램 방열판이 CPU 쿨러에 닿는 경우 △케이스 상단에 수랭쿨러 라디에이터를 장착하려니 메인보드 전원부 방열판에 걸리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을 예방하려면 구매 전 부품 제조사에 견적을 공유하고 호환 여부를 문의하는 게 좋다.
테크플러스 이병찬 기자 (tech-plu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