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못드려요”…전환지원금 시행 첫날 현장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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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 강변테크노마트 휴대폰 매장 전경.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번호이동 전환 지원금' 제도가 시행 첫날부터 삐걱대고 있다. 번호이동 가입자가 받을 지원금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데다 지원금 반영을 위한 전산 작업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실제 전환지원금을 받을 때까지는 빨라도 수일, 늦으면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번호이동 전환 지원금' 제도가 14일 시장에 적용됐다. 앞으로 소비자는 통신사를 옮길 때 공지지원금과 별도로 최대 50만원의 전환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특히 기존 공시지원금 15% 내에 지급되던 '추가지원금'에 전환지원금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가 받는 혜택이 기존보다 커졌다.

전환지원금 제도 시행은 이날부터 이뤄졌지만, 실제로 번호이동 가입자가 받는 혜택 지급은 이뤄지지 않았다. 전산 시스템 등 제반 인프라 구축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이통사들은 이날 판매점을 대상으로 “지금 전환지원금과 관련해 세부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준비가 완료되는 시점에 단계별로 시행 예정”이라며 “정확한 시점 및 세부 운영 방식은 공지하겠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단말 유통 현장에서는 혼란이 발생했다. 전환 지원금 소식을 듣고 매장을 찾은 소비자는 발길을 돌려야 했다. 오랜만에 찾아온 고객을 놓친 판매점 역시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강변 테크노마트 6층 상가에서 만난 A씨는 “자급제로 갤럭시S24를 사려다 통신사를 옮기면 '공짜'로 구매할 수 있다는 기사를 보고 찾았다”며 “하지만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선 자급제 스마트폰을 다시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환지원금에 대한 안내도 이뤄지지 않는 곳이 많았다. 지원금 규모나 시행 시점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판매점 관계자는 “전환지원금 규모나 시점 안내가 내려오지 않았다”며 “안내 가이드도 없어 '전환지원금 없다'는 말만 해드렸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장에서는 전환지원금 제도가 시작되면 유통 현장 활성화와 소비자가 체감하는 통신비 인하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판매점 관계자는 “시장이 코로나19로 침체기를 겪은 뒤 회복되지 않고 있어 다들 낭떠러지에 있는 기분일 것”이라며 “이번 정책으로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통신비 절감 효과가 나온다면 유통점이 조금이나마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은 별도 전환지원금 차등 지급을 위한 전산 개발을 끝내고 추후 구체적인 시행 일정과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시행령 개시로)전환지원금을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 고무적”이라며 “실질적으로 전환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한 전산시스템 구축에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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