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제약바이오 주총 시즌…“한미 경영권 분쟁·유한양행 30년만 회장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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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5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유한양행을 시작으로 12월말 결산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정기주주총회 시즌에 돌입한다. 이번 주총에서는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표대결, 유한양행·종근당 등 주요 제약사 대표들의 연임 안건이 부의돼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을 둘러싸고 가족간 경영권 대결이 진행 중인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8일 주총을 연다. 한미약품그룹은 모녀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형제인 임종윤·종훈 한미약품·한미정밀화학 사장이 경영권을 두고 맞서고 있다. 모녀 측이 지난 1월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 통합을 결정하면서 형제 측에서 반발하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 어느쪽이 더 많은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지에 따라 경영권 분쟁의 새 국면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모녀측은 임주현 사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을 포함한 총 6명의 후보를 이사 후보자로 추천했다. 형제측은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대표가 자신들을 포함해 6명의 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주주총회에서 최대 6인까지 이사를 선임할 수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2003년부터 20년간 열어오던 주주총회 장소도 경기도로 바꿨다.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는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호텔에서 열린다. 소액주주들 역시 날 선 의견 대립을 보여 경영권 향방이 불투명한 상태다.

유한양행과 종근당은 임기 만료를 앞둔 대표들의 연임을 주요 안건으로 상정한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주총에서 연임안이 통과되면 3년 더 임기를 이어가게 된다. 조 대표는 2021년 3월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그는 폐암치료제 렉라자의 1차 급여 확대를 위해 뛰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유한양행은 30년 만에 회장·부회장 직위를 신설한다. 유한양행은 창업주 유일한 박사가 '가족경영을 하지 않는다'를 앞세워 국내 최초로 종업원지주제를 채택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했다. 회장 후보자로 거론되는 인물은 이정희 의장이다. 이 의장은 유한양행 평사원 출신으로 2015~2021년까지 유한양행 사장을 맡았다. 업계 관계자는 “이정희 의장이 유한양행 경영권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내부 직원들은 이미 모두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종근당은 김영주 대표가 4번째 연임에 도전한다. 김 대표는 2015년 3월 종근당 대표를 맡아 현재까지 장수 CEO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종근당은 노바티스에 1조7000억원 규모 기술수출을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때문에 김 사장의 4연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웅제약은 6년간 회사를 이끈 전승호 대표가 물러난다. 이창재 대표와 박은경 전문의약품(ETC) 마케팅본부장이 사내이사로 추천됐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