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부-의료계, 강대강 대치 끝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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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이탈 사태가 3주째로 접어들면서 곳곳에서 문제가 터져나온다. 의료 현장은 혼란 그 자체다. 전공의 빈 자리를 교수, 군의관, 공중보건의, 진료지원(PA) 간호사 등이 메우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의료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의 피로도가 누적되는 것도 우려스럽다.

병원들은 진료, 수술, 입원 등을 줄이며 진료 인력 부족에 대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형병원은 수백억대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 축소 등으로 제약업계 등 의료 산업도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국민이다. 정부가 지난달 19일부터 운영 중인 '의사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 상담 건수는 1000건을 돌파했고, 피해 건수는 지난 8일 기준 442건에 이른다. 주요 피해 사례는 수술지연, 진료취소, 진료거절 등이다.

문제는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부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고수하고 있고, 전공의들은 증원 계획 철회를 주장한다. 양쪽 주장이 극단적이어서 타협도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의대 교수들까지 집단행동을 예고하면서 사태가 더 악화되는 모양새다. 지난 11일 서울대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긴급총회를 열고, 18일까지 정부가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전원 사직서를 병원에 제출하겠다고 의결했다.

각자의 주장만 해서는 해결점을 찾을 수 없다. 전공의들은 국민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한 단체행동을 중단해야 한다. 이 같은 단체행동으로 내는 목소리는 정당성을 얻을 수 없다. 환자 곁으로 돌아와서 대화에 나서야 한다.

정부 역시 의대증원을 강행하기 전에 전공의 및 의사단체를 설득해야 한다. 특히 의대 증원과 함께 필수의료, 공공·지역의료 등 의료 정책 개선안을 함께 마련해 국민과 의사를 함께 설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2일 “정부는 비상진료체계 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의료현장의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대화와 설득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교수님들의 의견도 경청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조 장관의 말처럼 정부와 의료계는 강대강 대치를 끝내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 국민과 의료진 피로도가 심각해지고 있다. 서둘러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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