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대한민국 '데이터메카' 된다

정부가 수도권에 몰려 있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지방 분산과 지방 균형 발전을 추진하기 위해 강원도 춘천에 수열에너지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강원특별자치도청에서 민생토론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의 강원도 첨단산업 유치에 관해 논의했다.

강원 수열에너지 클러스터는 전국 최초로 소양강댐의 차가운 심층수를 데이터센터 냉방에 활용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탄소 중립에 기여하는 친환경 사업이다.

수열에너지는 해수나 하천수에 저장된 심층냉수를 건물의 냉방, 농가나 산업체 등에 필요한 열원으로 이용하는 기술이다.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기존 댐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댐 주변지역의 발전을 위해 수열에너지 클러스터를 구상했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중단 없이 서버를 가동해야 하며 많은 열이 발생해 전체 전력 소비량의 40%를 냉방을 위해 사용하는 전력 다소비 시설이다.

춘천에 수열에너지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연평균 7도를 유지하는 소양강댐의 심층수를 활용해 전력 소비를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는 수열에너지 클러스터 조성으로 데이터센터 냉방에너지 사용량의 64%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데이터센터 냉방을 위해 사용된 물은 다시 스마트팜 난방에 재이용할 수 있다.

춘천 수열에너지 클러스터는 정부의 지방시대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정부는 국가적 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지방시대 구현을 위해 지역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분산 설치하는 정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수도권에 몰려 있는 데이터센터를 지방으로 분산하면 국가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지방 균형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봤다.

또한 강원도에 친환경 데이터산업 거점 도시와 물에너지 실증·개발 클러스터를 조성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윤 대통령은 “강원 수열에너지 클러스터를 춘천에 조성해 강원을 데이터산업 수도로 만들겠다”며 “디지털 산업 종사자 3만명, 디지털 기업 3000개, 매출 300% 성장을 이루는 '333프로젝트' 조기 성공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클러스터는 2027년 말까지 3600억원을 투입해 춘천시 동면지내리 일대에 81만㎥(약 25만평) 규모로 조성된다. 클러스터는 데이터센터와 스마트팜 첨단농업단지 등으로 구성되며, 향후 30년간 7300여명의 고품질 일자리와 2조4600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예상된다.

지난 1월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입주 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과 고용 보조금 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에너지 융복합단지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사업 예정지 가운데 90%가량이 보상을 마쳤다. 2025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데이터센터 분양에 돌입할 계획이다.

춘천시는 클러스터에 6개 이상의 데이터센터와 350개 기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춘천시에는 2011년 더존 클라우드센터, 2013년 네이버 데이터센터, 2019년 삼성SDS 데이터센터 등이 잇따라 들어섰다.

또한 클러스터 내에 데이터센터 외에 데이터산업 테스트베드와 물 에너지 산업시설도 조성해 강원도를 데이터산업의 메카로 육성할 계획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민생토론회 이후 봄내체육관에서 열린 강원 수열에너지 클러스터 착공식에서 “소양강댐의 차가운 물을 활용해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이면 운영비용은 줄이고 경쟁력은 높아지게 된다”며 “소양강을 품은 춘천이 세계적 데이터센터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친환경 무탄소 에너지 기술과 최첨단 데이터 기술이 시너지를 창출해 강원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춘천이 대한민국 데이터 산업의 수도를 넘어 글로벌 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강원 수열에너지 집적단지를 지역의 성장 거점으로 조성하고, 수열에너지 기반의 친환경 데이터센터 집적단지 성공의 본보기로 만들어 전국으로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권상희 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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