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창업 활성화 높은 평가
중기부 팁스 등 정책 지원 효과
침체된 창업 동력 회복은 숙제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한국·세계 기업가정신 지수(NECI) 추이 우리나라 기업가정신 지수 순위가 한 계단 상승한 세계 8위를 달성했다. 정부 창업지원 정책에 대해 우수한 평가를 받은 덕분이다. 벤처투자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침체된 창업 동력을 되살려야 한다는 숙제도 제시됐다.
영국에 위치한 글로벌 기업가정신 연구협회(GERA)는 최근 2023년 글로벌 기업가정신 모니터(GEM) 보고서를 발표했다. GERA는 기업가정신과 국가 경제성장 사이의 인과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매년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올해는 49개국이 조사에 참여했다.
한국은 지난해 기업가정신 지수 총 10점 만점 중 5.8점을 기록했다. 2022년 5.7점에 비해 0.1점 증가했다. 순위는 공동 9위에서 8위로 올랐다.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던 2021년(6위)보다는 두 단계 낮다. 올해 기업가정신 지수 1위는 7.6점을 기록한 아랍에미리트(UAE)다.
GEM은 재정, 정부정책, 교육, 연구개발(R&D) 등 전문가가 국가 여건 13개 세부 항목을 점수화한 전문가 대상 조사(NES)와 일반 대상 성인으로 진행하는 설문조사(APS)로 나뉜다. 한국이 전문가 조사에서 점수가 가장 개선된 분야는 대학·연구기관의 기술이전 정도를 평가한 R&D 항목이었다. 2022년 4.9점에서 지난해 5.3점으로 0.4점 상승했다.
중소벤처기업부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를 비롯해 기술창업 지원이 활성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 창업지원 정책 적절성(6.2→6.4), 정부 규제 적절성(5.9→6.1), 정부 기업지원 프로그램 효과성(6.2→6.4) 등도 모두 0.2점 올랐다.
제품·시장 변화 속도(7.8→7.5), 정부·민간 자금 양적 수준(5.2→5.1) 등 항목은 감소했다. 벤처투자 혹한기가 길어지고, 시장 마중물 역할을 하는 모태펀드의 지난해 예산이 40% 가까이 줄어든 탓으로 보인다.
일반 성인 2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경기 둔화 여파가 드러났다. '1년 전과 비교해 사업을 시작하기 어려운가'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비중은 전년 대비 1.7%포인트(P) 증가한 51.3%였다. 창업 기회가 있지만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망설인다는 응답도 26.8%로 8.5%P 늘어났다.
반면 한국이 창업이 용이한 국가라는 응답과 스스로 창업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응답자는 소폭 증가했다. GERA는 “한국은 2019년부터 기업가정신 지수가 꾸준히 상승하는 등 충분한 기업 환경을 조성했다”면서도 “창업 비중이 점점 하락하고 있고 대다수 창업가가 자국 시장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이번 보고서를 창업정책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