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신세계, '정용진 회장' 체제로…위기 돌파 '진두지휘'

신세계그룹이 지난 8일 정용진 부회장을 18년만에 회장으로 승진시킨 것은 강력한 리더십으로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고, 주력사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성장동력 발굴 등을 빠르게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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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신세계그룹은 “정 회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을 '정면돌파'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유통 시장은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위기 요인이 쏟아지고 있어 그만큼 강력한 리더십이 더욱 필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전동 유통시장 체제를 뒤흔드며 급성장한 쿠팡과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 등 차이나커머스의 공세까지 받고 있는 이마트는 그 어느 때보다 과감한 경영판단과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신세계그룹 주력이자 업계 1위였던 이마트는 지난해 사상 최대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손실 855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신세계건설의 실적 부진이 원인이었지만 이마트 별도 이익만 따져도 1880억원으로 1년 새 48%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900%가 넘는 신세계건설은 그룹 유동성마저 옥죄는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 와중에 쿠팡이 창립 13년 만에 매출액 30조원을 넘기고 흑자 전환하며 새로운 유통 강자로 떠오르면서, 신세계는 업계 1등 기업으로서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이에 신세계그룹은 현재 환경이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임을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위기를 타개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려면 그룹의 중심을 잡아줄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해 정 회장에게 그 책무를 맡겼다.

정 회장에게는 그룹을 다시 성장궤도에 올리는 막중한 임무가 놓였다. 이마트의 본업 경쟁력을 되찾는 등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신사업을 끊임없이 발굴해야한다.

재계 안팎에선 사실상 이번 정 회장의 승진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정용진 체제'로의 개편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정 회장은 지난해 말 경영전략실을 기능 중심의 콘트롤타워로 개편하고 대대적 혁신을 주문했다. 지난해 대표이사의 40%를 물갈이한 임원 인사가 실적 악화에 따른 분위기 쇄신 성격이 강했다면, 경영전략실 인사는 미래 성장 전략의 방향성을 가늠해보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정 회장의 여동생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지위에는 변화를 주지 않았다. 따라서 정 회장의 그룹 내 전반의 총괄 역할과 경영 장악력이 한층 강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이번 승진 인사에서 이명희 회장은 그룹 총괄회장으로 신세계그룹 총수의 역할을 맡는다. 이 총괄회장은 고(故)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의 막내딸이다. 정 회장은 1968년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과 이명희 총괄회장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신세계그룹이 2011년 마트·호텔 부문과 백화점·패션 부문을 분할하자 정 회장은 이마트·식품·호텔 부문을 경영해 왔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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