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자는 줄고 피해액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965억원으로 전년 1451억원보다 514억원(35.4%) 증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전년 대비 피해자 수(2022년 1만2816명 → 2023년 1만1503명)는 감소했으나, 피해규모와 피해자 1인당 피해액이 크게 증가했다.
주요 사기유형별 비중은 대출빙자형(35.2%), 가족·지인 사칭형 메신저피싱(33.7%), 정부기관 사칭형(31.1%) 순이다. 2023년 피해액 증가는 정부기관 사칭형(+398억원)과 대출빙자형 (+381억원) 피해 증가에 주로 기인했다. 가족·지인 사칭 메신저피싱 피해액은 2022년보다 265억원 감소했다.
보이스피싱 사기에 이용된 계좌 중 은행 계좌를 통한 피해금 입금액이 1418억원으로 여전히 높은 비중(72.1%)을 차지했다. 또 2022년 급등(304억원)했던 인터넷전문은행 피해는 197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상호금융조합 등 중소서민금융권을 통한 피해금 입금액이 517억원으로 전년 306억원 대비 211억원 증가하는 등 풍선효과를 보였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지난해 보이스피싱은 1000만원 이상 고액 피해자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1억원 이상 피해(+95명, 69.9% 증가)와 1000만원 이상 피해(+1,053명, 29.3% 증가)를 입은 고액 피해자가 증가했다.
사회초년생인 20대 이하 피해자 대부분(85.2%, 1579명)은 정부·기관사칭형 사기수법에 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택·생활자금 수요가 많은 30·40대는 금융회사를 사칭해 저리 대환대출이 가능하다며 기존 대출상환 또는 수수료 선입금을 요구하는 대출빙자형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피해자 62.9%(514명), 40대 피해자 69.1%(867명)가 대출빙자형 수법에 피해를 입었다. 50·60대 이상은 전년 성행했던 메신저피싱(가족·지인 사칭)에 대한 경각심이 제고되면서 피해규모가 감소했다.
또 정부기관 사칭형 사기피해가 모든 연령대에 걸쳐 증가한 것도 특징이다. 금융당국은 과태료·범칙금 납부, 택배·배송 조회, 모바일 경조사 알림 등을 사칭한 스미싱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범행시도가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파악했다.
금감원은 정부기관·금융회사를 사칭한 미끼 문자를 차단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협업해 '안심 마크' 표기 확대를 추진한다고 이날 밝혔다. 금융회사가 발송하는 문자에 안심 마크를 붙여 국민들이 안심하고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로 현재 23개 금융사가 이용 중이다.
오는 8월 시행되는 개정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금융회사 24시간 대응 체계를 마련 후 이에 대한 조기 안착도 지원할 계획이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