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가 충청북도에 전기차 신공장 설립을 추진한다. 실제 계약이 성사되면 BYD는 한국을 전략 생산 거점으로, 전기 승용차 생산과 글로벌 판매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BYD 본사와 충청북도는 지난 해부터 중국과 국내를 오가며 수 차례 만나 전기차 신공장 설립을 위한 세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충북도 관계자들이 공장 건립 등 투자 유치를 위해 BYD 본사를 찾았고, 이후 BYD가 충북에 관련 자료를 보내왔다. 이달에는 BYD 본사 고위 임원진이 방한해 충북을 찾는 등 전기차 공장 건립 관련 협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지난 설 명절을 전후해 한국을 찾은 BYD 임원진은 공장 설립이 유력한 충북 내 주요 지역을 직접 살펴봤다”며 “현재 전기차 공장 후보지로는 음성군, 진천군, 증평군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후보지는 BYD가 국내에서 판매하는 1톤 트럭 T4K가 들어오는 경기 평택항과 100㎞ 이내에 위치했다. 충북 내 자동차 부품, 배터리 소재 업체를 비롯해 이차전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와 인접해 전기차 생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요충지역이다.
BYD는 충북 신공장에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전기차의 반조립(CKD), 부분조립(SKD) 생산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KD는 중국에서 주요 부품을 들여와 한국에서 조립, 도장해 완성차로 생산하는 방식이다. SKD는 차제 조립과 도장까지 마친 상태에서 수입해 현지 공장에서 나머지 부품을 조립하는 방식이다.
조립 방식으로 한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면 국내 수요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북미나 유럽 등으로 수출할 수 있다. 충북 전기차 공장이 가시화되면 중국 기업이 국내에 세운 첫 완성차 공장이 사례가 된다. BYD는 지난해 헝가리와 브라질에 현지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최근 멕시코, 이탈리아 등과도 신공장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BYD는 지난해 11월 KG모빌리티와 협약, 국내 전기차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양사는 KG모빌리티 창원 엔진공장 부지에 배터리 팩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곳에서 생산할 배터리는 토레스 EVX, 올 하반기 양산 목표인 전기 픽업트럭 O100에 탑재 예정이다.
앞서 BYD는 2016년 한국법인 BYD코리아를 설립하고 전기 버스와 트럭을 선보였다. 지난해부터는 전기 승용차 출시를 준비하는 등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최근 투자 유치를 위해 BYD와 전기차 관련 내용을 논의한 것은 맞다”면서도 “현재까지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