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저출생·입시경쟁 해결 위해 대기업 일자리 늘려야”

상위 20%-하위 20% 대학 임금격차 최대 1.5배
사업체 클수록 노동생산성↑중기 지원책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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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선 KDI 선임연구위원(연구부원장)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KDI 포커스 브리핑을 하고 있다.[KDI 제공]

저출생, 지역 불균형, 입시경제, 소득불균형 등의 사회적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선 더 많은 대기업을 길러내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고영선 선임연구위원(연구부원장)은 27일 'KDI 포커스: 더 많은 대기업 일자리가 필요하다'에서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대기업이 전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다. 통계청 조사에서 300인 이상 사업체의 일자리 비중은 2021년 기준 전체 종사자의 13.8%로 집계됐다. 반면 10인 미만 사업체 비중은 전체 종사자의 45.6%로 나타났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도 크다. 2022년 5~9인 사업체 임금은 300인 이상 사업체의 54%에 불과하다. 100~299인 사업체 임금도 71% 수준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로 인해 나타난 문제는 입시 경쟁이다. 4년제 일반 대학을 수능성적에 따라 5개 분위로 구분한 후 졸업생의 평균 임금을 연령대별로 구분해 분석했다. 그 결과 1분위 대비 5분위의 임금 프리미엄은 25~29세 25%, 30~34세 34%, 35~39세 46%로 점차 늘어 40대 초반(40∼44세)에는 51%로 정점을 찍었다. 1분위가 5000만원을 벌 때 5분위는 7500만원을 벌었다는 의미다. 이후 은퇴와 맞물리면서 45~49세에 33%, 50∼54세에 10%, 55∼59세에 1%로 낮아졌다.

저출생 문제도 대기업 일자리 부족과 관련이 있다. 중소기업에서는 출산전후 휴가, 육아휴직 제도를 활용하기 어렵기 떄문이다.

고 부원장은 “수도권 집중 현상도 비수도권에 대기업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사업체 규모가 클수록 노동생산성이 높은 경향을 보인 것도 대기업 일자리 확보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이 기업 규모를 더 키우지 않고 안주하는 '피터팬 신드롬'을 키울 수 있는 지원정책의 효과를 점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소기업 적합 업종제도,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등 대기업 경제력 집중 관련 정책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 부원장은 “과도한 입시경쟁을 줄이고 사회적 이동성을 제고하면서 여성 고용률과 출산율을 높이고 비수도권 발전을 도모하려면 개별 정책분야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공통으로 영향을 미치는 기업의 규모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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